매일신문

[문화칼럼] 긍정의 힘

대박 난 식당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 '대박'과 '쪽박'은 항상 공존한다. '맛'과 '서비스'라는 근본적인 진리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함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양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쪽박'식당은 손님이 뭘 원하는지를 진정 고민하기보다는 언제나 남의 탓으로만 돌린다. 소위 '대박'식당들은 '맛'과 '서비스'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에 최선을 다할 때 '쪽박'식당들은 연거푸 남의 탓만 반복하고 있는 현실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7천만 년 전 공룡 시대에 대구는 호수였다고 한다. 오랜 시간에 걸친 화산 활동과 지형 작용으로 인해 팔공, 태백, 소백, 성현 산맥으로 동서남북이 둘러싸인 분지가 되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는 일반적인 사실 외에도 내'외부로의 유입과 방출에 어려움이 생기는 지형 조건으로 인하여 특별한 '지역색'이 생기게 된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폐쇄성과 배타성이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게 되고 특별히 새로운 일이 생기지도, 만들려하지도 않게 되면서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안일함과 부정적인 견해가 조금씩 생겨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바뀌게 되면서 '섬유'라는 주력 산업의 한계와 새로운 경제적, 산업적 돌파구의 부재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점점 더 부정적 이미지는 심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 딱히 내놓을 것도 드러낼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안 될거야'라고 되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 여기서 멈춰야만 하는 것일까?

최근 한 드라마를 통해 신라 최초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치솟는 시청률과 인기에 힘입어 연장 방송이 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기에 편승하여 창작 뮤지컬까지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팔공산 내 '부인사(符印寺)'에 선덕여왕의 영정을 모시고 수십 년 넘게 선덕여왕의 숭모제가 그 곳에서 올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대구시민은 얼마나 될까?

매년 입시철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불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갓바위'등 주위에 소중한 관광 자원들이 많음에도 우리 대구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은 곳곳의 작은 유적지라도 계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계속하여 뛰어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반면 대구 곳곳의 뛰어난 문화재들은 어떠한가?

앞으로 대구에는 큰일들이 산적해 있다.

푸틴 대통령까지 전면에 나선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호주의 '브리즈번'과 같은 쟁쟁한 도시와 경쟁하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같은 세계적인 빅 이벤트를 유치한 저력과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같은 메가 프로젝트, 국제뮤지컬축제와 오페라축제 등 사계절 공연 축제를 여는 도시가 전 세계에 몇이나 있을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문화예술도시, 공연중심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에 걸맞게 뛰어난 대구의 문화 유산과 문화산업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내부적으로도 대통합을 기할 수 있는 충분한 기점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추어 준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를 세계 최초로 수변 무대에 올려 우리 문화의 힘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뿐만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연극, 무용 등 장르를 불문하고 뛰어난 대구의 물적, 인적 인프라를 중심으로 1년 내내 문화 공연이 끊이지 않는 도시를 만듦으로써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놀라운 문화 가치를 전하고, 대구 시민들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우리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대구는 비전이 있는 도시이며 우리는 잘 될 수 있다. 분명히 잘 될 것이다. 나는 그 '긍정의 힘'을 믿는다.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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