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meister·기술명장)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기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고학력 실업난이 심화되면서 마이스터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19일 대구MBC가 개최한 특집토론 '마이스터가 경쟁력이다'에서 제기된 마이스터의 현황과 육성방안을 정리했다.
진행은 대구MBC 방송본부 기획제작팀 박영석 국장이 맡았고, 패널로는 제주폴리텍대학 엄준철 학장, 교육과학기술부 배동윤 교육연구사, 전국마이스터고 교장단협의회 이상배 회장, 박종병 대한민국 석공예명장 등이 참석했다.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력인플레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가.
▷엄준철=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가 심한 것이 원인이다. 보다 나은 경제적, 사회적 대우를 받기 위해 너도나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배동윤=설문조사 결과, 학력차별이 크고 학력중시 사회풍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내 고졸자에 대한 차별적인 인사관행이 문제다.
-대학졸업장이 인생의 전부로 여기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배=전문계고를 졸업한 뒤 창업을 통해 성공한 CEO가 많은데도 모두 대학으로만 몰려가 안타깝다.
▷박종병=최근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달라진 점이 있지만, 20~30년 전만해도 한 가지 기술만 있으면 가족부양이 가능했다. 자신의 적성도 모르고 대학진학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
-대학을 가야 우대를 받는다는 사회적 인식과 환경이 고착화된 것 같다.
▷엄준철=대학의 양적팽창이 문제다. 1970년대는 대학진학률이 30%대였는데, 작년에는 84%나 됐다. 높은 진학률은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을 낳는다. 학력이 높기 때문에 일자리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져 고학력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능인이 우대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이유는 뭘까.
▷박종병=국내에서 167개 분야에서 480여명의 명장이 배출됐다. 하지만 명장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이 없다.
▷이상배=70년대에는 대기업의 경우 고졸자와 대졸자의 사내 식당이 다를 정도로 학력차별이 심했다. 눈에 보이는 차별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대기업과 상대적으로 고졸자가 많은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심하다.
▷엄준철=뿌리 깊은 '사농공상' 때문이다. 능력과 실력보다 학벌이 중시되는 풍토가 여전하다. 기능인의 개념부터 바뀌어야 한다. 산업구조 변화로 지식기반 상품이 많다. 단순 기능공이 아니라 기술과 기능을 넘나드는 중간기술인력, 공학기술자가 필요한 시대이다. 이런 사람들을 포괄적 개념의 기능인으로 보고, 배출에 힘써야 한다.
-마이스터고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어떤 목적으로 도입됐나.
▷배동윤=마이스터고는 100% 취업을 목표로 하는 전문계고의 선도모델이다. 내년 21개교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50개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기술인력 양성이 교육목표이다.
-마이스터 육성 방안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박종병=언론이 적극 나서 기술 및 기능인들이 사회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이상배=제조업을 살리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길이다. 기술자들이 대우받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엄준철=정부에서 취업률을 중시하는 진로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학력이 아니라 능력과 실력에 따라 임금을 차별해야 한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실력입증 자격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일정 자격을 갖춘 졸업생에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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