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버스 참사처럼 대형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잘못된 운전 지식과 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선진국에선 도로에서 위험한 상황을 안전하게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 예방에 힘쓴다.
지난 3월 개장한 경북 상주 안전운전체험연구교육센터(이하 안전운전체험센터) 역시 현장 실습 위주의 안전운전 체험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도로상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위기 상황에 대한 모의 훈련을 통해 안전 운전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버스 급제동은 시한폭탄
버스가 시속 50㎞로 달리다 급제동하자 강한 마찰음과 함께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나더니 연기가 피어오른다. 차량에 장착된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도 무용지물. 버스는 이내 앞에 놓인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부딪친다. 사고 차량은 내리막 굽은 길에서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안전운전체험센터 하승우 교수는 "차량 무게만 15t이 넘는 버스는 ABS가 있어도 차량 제동이 어렵다"고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경주 관광버스 사고에서처럼 성인 31명에 화물까지 실은 버스의 총 무게는 대략 20t 정도. 이런 덩치의 버스가 빠른 속도로 달리다 낭떠러지로 굴렀으니 그 충격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 과정에서 변속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버스 기사 K씨의 말대로 '기어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 차량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수동 차량의 경우 저속에서 고속으로의 변속은 쉽지만 고속에서 저속으로 변속할 땐 전문 레이서 수준의 운전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하 교수의 설명이다.
◆안전띠는 '진짜 생명띠'
안전띠 미착용 후 급제동하는 실험에 동참했다. 하 교수가 출입문 앞좌석에 앉았다. 안전을 위해 버스는 시속 10㎞로 달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운전사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순식간에 앞으로 밀려나가는 하 교수. 의식하고 출입문 옆 지지대를 잡지 않았다면 자칫 앞 유리창까지 날아갈 뻔한 상황. 바로 뒷좌석에 앉은 기자도 손으로 앞좌석을 잡지 않았다면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을 뻔했다.
그러나 안전띠를 하자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요동은 있었지만 몸은 제자리를 지켰다. 하 교수는 "버스 안전띠는 사고 발생시 탑승객이 차체 밖으로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해준다"고 말했다. 이는 전복 사고시 버스에 의한 신체 훼손도 막아준다. 정신을 잃는 것을 막아 탈출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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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성능 맹신은 금물
일반 승용차도 한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기는 매한가지. 특히 노면 결빙으로 도로 곳곳에 미끄럼 현상이 벌어지기 쉬운 겨울철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속 40㎞로 달리는 승용차가 물뿌린 도로 위에서 급제동하는 실험에서 승용차는 급제동하자마자 회전하기 시작, 1바퀴 반을 돈 다음에야 멈췄다. ABS 장착시에는 회전은 없었지만 마른 도로보다 제동거리가 몇 배나 더 길어졌다. 하 교수는 "아무리 고성능의 장비라도 속도가 높으면 작동하지 않는다"며 "값비싼 차의 성능을 맹신해 과속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젖은 곡선제동코스에서 한 제동 실험에서도 승용차는 브레이크를 밟자 회전했다. 공회전하는 엔진의 굉음이 들리더니 차량은 어느새 도로를 벗어났다. 좁은 산길이었다면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질 판. 하 교수는 "눈길·빙판길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운전자는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며 "이런 경우 시속 20~30㎞ 저속으로 운전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동영상 최상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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