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병원 행정이나 고압적인 의사의 태도에 속이 상해본 적은 없는가. 의사의 진찰 결과가 어딘지 석연치 않은데도 제대로 질문 한번 못해보고 돌아온 적은 없는가. 이 책은 신출내기 음악 평론가인 와다 시즈카가 철저하게 환자 입장에서 쓴 병원과 의사 체험기다.
저자는 건강염려증에 자타가 공인하는 '병원광'이며, 틈만 나면 '닥터 쇼핑'을 일삼는다. 의사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도 자신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소문난 병원과 의사를 섭렵하고 다닌다. 언론이 각종 통계와 전문가 집단을 동원해 끊임없이 질병에 대한 공포를 양산해내는 동안 병원과 의사들은 이를 잡아줄 만한 미더운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옮긴이는 "다소 야단스럽고 호들갑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꼼꼼한 관찰과 직설적이며 풍부한 표현은 소비자로서 병원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소중한 외침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신종플루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던 올해, 전문가들의 서로 다른 견해와 정부의 사망자 발표를 들으며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보통 사람들이 의사와 병원이 좀 더 따뜻해지고 믿을 만 해지기를 기대하며 적은 소박한 소망의 편지이다. 228쪽, 1만 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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