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전문대, 취업 지름길" 경쟁률 수십대 1 수두룩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취업이 안 되는 현실 속에서 당장의 간판보다는 장래의 취업가능성에 더 주목을 하는 실속파가 늘고 있는 것. 또 '취업률이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간판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4년제 졸업자들이 전문대로 재입학을 하는 경우도 부쩍 늘고 있다. 전망있는 학과 선택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취업난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폭발=최근 마감한 수시모집에서는 전문대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다.(표참조) 대구보건대학의 간호학과(특별정형)가 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치위생과와 치기공과, 방사선과, 보건행정과에도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영진전문대학은 간호과(25.9대 1)와 유아교육과(14.6대 1), 사회복지과(8.7대 1), 전자정보통신계열(5.4대 1) 등 취업에 강점이 있는 실용 전공학과들이 4년제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계명문화대학이 올해 전국 전문대학 중 처음으로 시행한 입학사정관제 '전공리더육성 특별전형'도 37명 모집에 262명이 지원, 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대경대학은 간호학과의 경우 평균경쟁률이 45대 1이고 올해 신설된 임상병리과는 15대 1, 부사관과는 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과학대는 1천350명 모집에 6천885명이 지원해 평균 5.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간호과·물리치료과·치위생과 특별전형이 각각 121대 1, 101대 1,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 4.03대 1을 보인 대구공업대학은 호텔항공관광과, 컴퓨터정보통신전공학과가 각각 10.4대 1, 7.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 학과에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영진전문대는 간호과는 특별전형에 62.8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간호과 일반 25.9대 1, 유아교육과(특별전형) 14.6대 1 등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간호과 52대 1, 유아교육과 5.7대 1이었다. 영남이공대는 물리치료과 41대 1, 간호과 23대 1, 부사관과(여) 18대 1, 경찰경호행정과(특별전형) 17대 1, 자동차과(특별전형) 15대 1 등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대구산업정보대는 간호과 54.2대 1, 치위생과 23.1대 1, 치기공과 14.8대 1, 방사선과 11대 1 등을 기록했다.

대구공업대는 호텔항공관광과가 10.4대 1의 높은 인기를 누리며 평균 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졸업이 곧 취업=경제 위기 등의 영향으로 대학 졸업생의 정규직 취업률은 2004년 취업통계 조사를 한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대구·경북지역 전문대학은 전국 상위권에 올랐다. 올 상반기 취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은 대구가 71.7%를 기록, 부산(73.7%)에 이어 전국 2위에 올랐다.(표참조) 경북(64.2%)도 전국 평균(57.7%)보다 높았다. 반면 대구지역 4년제 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은 41.6%로 광역시 7곳 중에 울산(51.5%)과 인천(48.9%), 서울(43.9%), 부산(42.9%)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경북은 37.4%로 전국 평균 39.6%보다 낮았다. 지역 전문대의 한 관계자는 "전문대의 높은 취업률은 대학의 특성화 교육과 함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등 전문대 졸업생에 맞는 일자리가 지역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기덕에 대학 졸업자가 다시 전문대학을 지원하는 사례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대졸 지원자는 옛말이다. 요즘은 석·박사도 전문대학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잦다"고 했다.

영남이공대는 2007년 151명의 대졸자가 입학했고 지난해 173명에 이어 올해는 209명 대졸자가 입학했다. 대경대는 매년 4년제를 졸업한 전문대U턴 지원자가 해마다 정원의 2%씩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2007년에 정원의 7%정도인 137명이 지원했으며 2008년 정원의 9% 정도인 178명, 2009년에는 187명이 지원, 매년 대졸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구산업정보대에도 같은 기간 141명, 168명, 201명의 대졸자들이 지원서를 냈고 대구과학대 역시 37명에서 51명, 72명으로 지원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구과학대에도 간호학과를 중심으로 같은 기간 42명, 51명, 47명이 지원하는 등 대졸자들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직업교육이 경쟁력=그렇다면 전문대학들이 취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대관계자들은 4년제 대학에 비해 처음 입학할 때부터 직업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취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실제 지역 전문대학들은 자격증 취득이 쉽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산업체 위탁과정 등을 통해 현장 적응력이 높은 인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취업 유망 학과를 선보이고 맞춤형 취업 전략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개발하며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미래대 백운배 입학처장은 "전문대학생들은 자격증 취득, 컴퓨터 활용 능력 등 사회진출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주문식 교육과 함께 취업영어, 한문 등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 4년제 대학 졸업자보다 취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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