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사회적기업을 찾아서](8)해외 및 타지역 사회적 기업 어떻게 운영되나

지자체서 전담부서 설치·예산 편성, 제도적 차원서 접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기업이 유행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육성 및 지원책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은 본지가 다뤘던 사회적기업 시리즈 사진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기업이 유행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육성 및 지원책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은 본지가 다뤘던 사회적기업 시리즈 사진물.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이란 용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OECD 국가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정의는 '충족되지 못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을 통해 취약 계층을 노동시장에 통합시킨다'로 해석된다.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기업'이 사회적기업이라는 것. 영리든 비영리든 모든 기업들의 최종 목적지가 사회적기업인 셈이다. 때문에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최근 사회적기업에 대한 육성 및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는 올 들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육성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위해 도비를 내놨다. 전국 광역 지자체에 골고루 지원하는 국비만으로는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 육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기 지역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인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가 주관하는 '경기도 예비 사회적기업 일자리 지원 사업'에 총 4억9천여만원의 도비를 책정했다. 지원 대상은 사회적기업 인증 신청을 했지만 실패했거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탈락한 기관 중 경기도의 특성을 살린 분야의 사회적 목적성이 충분한 기업 및 단체다. 이들 기관들이 취약 계층을 고용할 경우 심사를 거쳐 1인당 90여만원, 총 86명까지 경기도가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또 유급 근로자 3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의 경우 심사위원회를 통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업당 2명 이내의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신청 기관은 많은데 국비로는 한계가 있고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 도가 나서서 사회적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엔 경기도 내 사회적기업 기능 보강 사업과 사회적기업 전문인력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육성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인천은 지역 내 예비 사회적기업에 대한 홍보 지원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의 경우 업체가 영세해 제품 포장지나 홍보 전단지, 제품 카탈로그 등을 만들 여력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시는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한해 10~15개 기관을 선정, 업체가 제품 포장기, 홍보 전단지, 제품 카탈로그 등을 제작할 수 있도록 총 1억원의 시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 업체당 500만~7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이 홍보 지원 사업에 대해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강원도

강원도의 특징은 사회적기업과 공무원 간의 소통 체계가 원활하다는 점이다. 도청 문화관광·복지분야·농촌경제과·지역순환(환경)과 담당자와 지역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 관계자들이 모인 설명회 및 워크숍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자주 모여 머리를 맞대야 서로의 애로 사항을 알고 이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소통에 힘입어 강원도는 올해부터 국비와 지방비 등 총 2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사회적기업 기능 보강 사업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기계 설비를 교체하거나 고가의 기계 장비를 구입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와 서울·강원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인 '함께 일하는 재단'의 심사를 통해 총 17개 지원 대상 사회적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강원도는 지역 내 사회적기업의 생산 제품 및 서비스 홍보 브로슈어를 제작해 공공기관과 기업에 배포하는 홍보 지원 사업을 별도로 하고 있다.

◆전라남도

전남도는 올 들어 도청 내에 사회적기업 분야의 업무를 전담하는 '일자리 창출 담당' 부서를 별도로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사회적기업 발굴 및 유지·확대 지원 ▷사회적기업 민간 네트워크 운영 ▷사회적기업 인증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수익 사업 모델 발굴 제공 ▷시군의 사회적기업 지원 시책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또 도청 내 복지·환경·문화예술 분야 등의 부처 간 회의를 상시화해 법인 설립, 사회적 일자리 지역 연계형 모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기업당 200만원씩 총 15개 사회적기업에 인증 및 법인화 지원을 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사회적기업 네트워크 지원 사업 ▷사회적기업 심층 조사 및 프로 보노('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인 라틴어로 전문적인 기술이나 재능을 활용한 사회공헌을 뜻하며 '재능 기부'와 같은 의미) 육성 사업 ▷사회적기업 알뜰 소비 시장 구축 등의 사업을 통해 지역 내 사회적기업 육성 및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외

사회적기업은 1990년대 유럽이 복지 국가의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출발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복지 재정이 지속적으로 증가, 결국 국가의 재정 위기를 재촉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공공과 비영리 민간 부문이 힘을 합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사회적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영국의 경우 5만5천여개의 사회적기업이 활동 중이고, 이들은 전체 고용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총 매출 규모도 약 5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세제 혜택을 받는 비영리 기업이 1998년 73만4천여개에서 2001년 170만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적기업이 적잖다. 저소득 청소년에게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쥬마 벤처스'와 약물, 도박 중독자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비던트 카운슬링' 등이 유명하다. 실업자, 청년 창업자 등에 자활 금융을 지원하는 프랑스의 '노르파드칼레 연대은행', 고통받는 아동들에게 24시간 무료 전화 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는 '차일드라인' 등도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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