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작가의 시각을 통해 현대미술이 바라보는 사회비판적, 풍자적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내년 1월 10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은 '동화보다 동화 같은'. 미술은 다양한 표현 어법을 통해 사회적 발언을 해 왔다. 직접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부터 다양한 은유와 풍자를 통해 세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동화'는 이런 은유적 표현법을 대변하는 말. 동화는 상상 속 이야기를 통해 교훈과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대부분. 이번 전시 작품도 일견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적 내용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현실이 투영된 꿈이다. 그래서 마치 별일 아닌 듯이 우스개처럼, 동화처럼 보여주는 우리의 현실은 더욱 뼈아프다.
금혜원은 푸른 장막으로 덮인 공사현장 풍경사진을 전시하며, 작가는 파괴와 재건의 사이에 펼쳐진 개발의 상처를 장엄한 풍경에 빗대어 제시한다. 김영희는 '섹시한 현모양처'라는 이상을 가지고 마치 소꿉놀이하는 듯한 역할 놀이를 통해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을 보여준다. 특히 새터민인 선무는 북한 체제의 허상을 비판하고, 북한사회 체제를 풍자해 왔다. 또한 남북이 전혀 다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각자의 허상에 억압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문한다. 유비호는 광고를 주제로 한 3D동영상과 모형 작업을 통해 자본주의 일상에 젖은 우리의 모습을 익숙한 도시 풍경을 통해 풍자한다.
이강훈은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고픈 의지를 환상의 자연과 상상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로 제시하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상상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도현은 현실과 꿈을 잇는 비밀의 방을 제시한다. 잠재된 욕망이나 상상해 볼 수 있는 모든 꿈들은 그곳에서 일어난다. 이재원은 치즈를 모티브로 동서양 두 개의 껍질에 싸여 혼성된 우리들의 모습을 동·서양의 문화 아이콘을 통해 풍자한다. 홍원석은 푸른 야경을 배경 삼아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제시하는데 곳곳의 사건 속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이야기는 마치 감추고 싶은 불편한 속내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6, 27일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2시~4시 '미술관 교육-'꿈상자'를 만들어요'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다. 무료로 나눠주는 전시 감상지를 통해 어린이들은 미술 작품을 감상한 이야기를 스스로 표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053)606-6136.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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