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수기업 콘고구미(578년 창업, 건축회사)가 있다. 뿐만 아니다. 100년 이상 되지 않고는 장수기업이라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1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무려 5만개가 넘는다.
#독일에는 2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800여개에 이른다. 이들 장수기업 중에는 세계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이른바 '히든 챔피언' 기업들이 500여개나 된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우리나라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3개(두산, 동화약품공업, 몽고식품)뿐이다. 우리나라엔 왜 명문 장수기업이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통해 명문 장수기업들을 많이 육성,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명문기업으로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명문 장수기업이 많은 나라가 바로 산업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는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준다고 하면 족벌세습이란 말까지 해가며 비난합니다. 전문 경영인요? 좋은 말이죠. 하지만 중소기업은 기업을 내 목숨처럼 생각하는 오너 기업인이 '죽기살기로' 경영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업승계를 해주면 터무니없니 많은 세금을 물립니다. 이래서는 결코 장수 명문기업이 나올 수 없습니다." (대구의 부품업체 CEO)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표준기업 기준·표준기업은 업력 20년 된 1천800여곳 평균한 것)이 가업을 승계해줄 때 무는 상속세는 19억6천여만원으로, 프랑스(4억5천만원)의 4배, 독일(6억4천만원)의 3배에 이른다. 과중한 조세부담이 가업승계를 막아 기업을 그만두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기업들을 상대로 '가업승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78.2%의 기업들이 '과중한 조세부담'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뉴질랜드, 포루투갈, 스웨덴, 홍콩, 싱가포르 등은 이미 상속세를 폐지했고 독일과 영국, 일본 등도 상속세 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가업승계를 돕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상속·증여세 납세유예제도를 도입, 가업승계 때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상속·증여세에 대해 납세를 유예하고 승계 후 주식을 팔 때에만 세금을 납부하자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제도적 개선책 제시와는 별도로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본부장 남명근)는 29일 대구 달서구 세인트웨스튼호텔에서 대구경북 가업승계기업 1·2세대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대구경북분회 창립총회를 연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돕기 위한 네트워크도 만들어보자는 것.
협의회는 앞으로 정례모임을 통해 회원 간 정보교류 활성화, 전문 경영지식 습득을 위한 초청 강연회와 연수사업을 펼치고 선진국 장수기업과 국내 회원사 탐방을 통해 앞서가는 장수기업의 경영 노하우 습득 등을 해나갈 방침이다.
29일 창립총회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경한 한균식 이사를 초대 분회장으로 선출한다.
남명근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지역 가업승계 기업들을 최대한 돕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