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가 한국마사회의 제4경마장 유치에 성공했다. 2014년쯤 개장되는 경마장은 금호읍'청통면 일대 140만9천여㎡(42만6천여 평) 부지에 경기장, 트레이닝센터, 승마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영천시가 노력 끝에 유치에 성공했지만 마냥 축하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경마 산업이 관광객 유치, 레저 활성화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사행 산업의 측면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경마장 유치로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천시가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행정력 때문이라고 한다. 경마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서를 내놓고 말 산업 육성팀을 만들면서 발빠르게 대응했다. 대구, 포항, 구미에 인접한 교통 여건도 큰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영천시는 향후 1천5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말 산업의 메카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사행 산업의 폐해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개장 4년째를 맞은 부산경마공원의 경우 지난해 2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대부분은 부산'경남 주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행정기관은 매년 수천억 원의 세수를 얻고 있지만 주민 중 재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주경마공원의 이용객 90% 이상이 현지인이라는 조사도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경마장 유치로 매년 세수 1천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희희낙락(喜喜樂樂)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경마를 건전한 레저 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과 함께 시도민들에게 대대적인 홍보 활동과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그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경마장을 음울한 도박장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선 유치 이전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