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축제의 대대적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1천여 개가 넘는 지역축제가 방만하고 무분별하게 열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예산 지원 대상 축제를 올해 57개에서 내년에는 44개로 줄이고 지원 예산 규모도 75억 원에서 64억 원으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축제 가운데는 그 지역과 연관성도 없고 유래도 불분명한 것이 태반이다. 또 다른 지역에서 '히트'한 축제를 그대로 베낀 것도 많다. 그 결과 2007년 한 해에만 6천912억 원이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경비가 쓰였지만 정작 국민의 관심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역 축제 가운데는 알찬 콘텐츠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많다. 안동 북후면의 학가산 산약(마) 맛축제나 서후면의 국화 대향연이 대표적인 모범 사례이다. 최근 열린 학가산 산약 맛축제에는 2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1억1천5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국화 대향연 역시 이틀 동안 5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국화차 1억1천만 원어치와 지역 농특산물 4천여만 원어치를 사갔다. 이는 지역 특색만 잘 살리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면 단위 축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북후면은 내년에는 화개장터를 본뜬 산약장터를 상설화하고, 서후면은 봉정사 부근에서 면 진입로인 성곡리와 금계리까지 15㏊에 걸쳐 국화꽃을 재배할 예정이다.
이들 사례는 지역축제는 치밀한 기획과 전략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국적 불명'의 '먹고 놀자' 판으로는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없다. 중앙 정부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그보다 먼저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지역축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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