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9년 되돌아 본 스타 15인 인터뷰

이름만으로 '무기'가 되는 그들…팬들의 열광 이유 있었네

이름 석자가 대한민국에서 큰 무기가 되는 이들. 바로 유명인, 다름 아닌 스타다. 한 분야의 대가(大家)가 되거나 빼어난 미모를 타고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이들 스타에 열광한다. 특히 TV에서 만나는 모습은 실제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대체로 100%에 가깝도록 준비된 상태에서 시청자들을 만나기 때문.

지난 1년간 매일신문 토요판 인물+ 코너를 통해 이들에게 살짝 다가가 봤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모습,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기 위해. 실제로도 대중이미지와 맞는 스타들도 많았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면도 엿볼 수 있었다. 이미지보다 더 인간적 매력이 더한 이들도 있었다. 대체로 10명은 이미지와 비슷한 수준, 실제 더 매력적인 이가 3명, 다소 실망스러운 이가 2명 정도랄까. 인터뷰어(Interviewer)의 주관적 판단기준임을 밝혀둔다. 스타의 인터뷰 뒷얘기는 '권기자의 연예취재 블로그'(http://blog.imaeil.com/cdrom) 참조.

시대가 발전할수록 대중들은 스타에 더 열광한다.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고, 그 인물에 감정이입도 가능하다. 그의 성공이 곧 내 기쁨, 그의 실패가 곧 내 좌절이 되는 것. 매일신문이 만나본 대표적 스타 15명을 다시 한번 돌아봤다.

◆내 운명, '이만기·박영석·앙드레 김'

이들에겐 그 분야에선 대한민국 '톱'이 운명이었다. 이만기는 '씨름이 내 운명'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초등학교 전학을 하면서 씨름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의 기량이 절정에 달했을 때 첫 천하장사가 생겼던 것, 7년간 씨름판을 호령할 수 있었던 수많은 조연급 선수들 등 이 모든 것이 씨름황제 이만기를 위한 것이었다. 씨름은 한마디로 이만기에게 스펙타클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박영석 역시 산악인·모험가의 운명을 타고난 이. 그는 실제로 만나보면 더 무덤덤하다. 하지만 산에 오를 때는 180도로 돌변한다. '산에서 절대 죽지 않는다'는 다짐을 수백번도 더 하면서 철저하게 자신을 지켜왔다. 아버지가 사준 '김찬삼의 세계여행' 전집은 그에게 산악인·모험가의 운명을 가져다 준 계기가 됐다. 그는 이 전집을 책이 해질 때까지 100번 이상 반복해 읽었다. 그는 히말라야 8천m 이상 14좌 완등도 모자라 이제 14좌마다 코리안루트를 뚫겠다고 벼르고 있다.

앙드레 김은 놀라울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칠순이 넘은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 사생활에 대해 묻다 혼이 날 때는 살짝 무섭기도 했다. 그만큼 일로 승부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눈빛으로 보여줬다. 디자인 한 길만 걸은 지도 60년이 다 되어간다. 16세 때인 1951년에 직수입한 영화의 여배우들을 보았을 때 이미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운명은 찾아왔다. 1962년 대한민국 첫 남성 패션디자이너가 됐고 지금까지도 단연 톱이다.

◆미녀 DNA, '이요원·서은미·김혜진'

이요원은 타고난 미인이다. 선덕여왕 촬영장에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마치 오밀조밀한 인형처럼 예뻤다. 이에 더해 연기에 대한 집중력도 대단했다. 매서운 눈빛으로 쳐다볼 땐 주변 분위기가 얼어붙었고, 대본 연습 때 한번씩 웃으면 촬영장 분위기도 살아났다. 일곱 살짜리 아이를 둔 유부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온 그녀가 '품절녀'라는 게 아쉬울 정도.

올해 대구가 낳은 두 미녀도 있다. 바로 미스코리아 선 서은미와 슈퍼모델 대상 김혜진. 둘은 손태영, 손예진의 뒤를 이어 차기 대구미녀 대표주자로 꼽을 만하다. 서은미는 지난달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2009년 미스인터내셔널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혜진 역시 내년에 아시아·태평양 슈퍼모델 대회에서 입상이 기대된다.

둘의 공통점은 '미녀 DNA' 덕분인지 아주 당당한 것. 서은미는 "스물세 살 가장 예쁠 때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무언가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고, 김혜진은 '큰 키에서 나오는 당당함과 어린 나이에서 오는 당돌함'을 자신의 매력으로 꼽았다.

서은미와 김혜진을 만날 때 기자는 실제 1cm 차이로 루저남을 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서 있으니 하이힐 때문에 루저가 될 수밖에 없었다.

◆끼와 에너지, '브아걸·장나라·손호영'

가수이기에 노래는 기본, 이에 더해 끼와 에너지가 넘쳐야 대중들에 어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선 브라운 아이드 걸스, 장나라, 손호영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모두 무대 위에서 더 빛을 발하는 스타일. 사실 무대에서 더 매력있는 것이 가수에겐 더 좋은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서 어렵게 만난 브아걸은 4명이 모두 각자 매력을 지닌데다 환상호흡을 자랑하고 있었다. 싱어송라이터 '제아', 섹시 매력녀 '가인', 톡톡 튀는 말발 '나르샤', 구성진 랩 '미료'가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가사와 춤동작을 할지 알고 있었다. 뉴욕 민속대잔치 행사장 무대 대기실에서 춤추는 4명을 볼 땐 그녀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막내 가인은 무대 체질인 것 같았다.

대구 노보텔에서 만난 장나라는 집안 자체가 끼로 똘똘 뭉친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연극배우 주호성, 어머니는 옛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출신, 오빠 장성원도 탤런트 겸 영화배우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도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후회하거나 회의감이 든 적이 없다고 했다. 장나라를 처음 본 순간 한 가지 놀랐던 것은 몸무게가 41kg으로 생각보다 휠씬 날씬했으며 실제로도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

대구공연을 앞두고 만나 손호영 역시 에너지가 끊임없은 솟구치는 스타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하루 3시간씩 자고도 지치지 않는다. 몸짱인데 실제 몸매는 더 끝내준다. 탄력 있고, 식스팩 복근이 여심을 사로잡을 만하다. 손호영은 사실 공학박사이자 만능스포츠맨이었던 아버지로부터 타고난 몸과 끼를 물려받았다. 그 다음은 그의 후천적 노력의 산물.

◆콧수염 3인방, '김흥국·바비킴·오만석'

희한하게 셋은 인터뷰할 때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김흥국은 콧수염의 대명사다. 하지만 오만석은 그 당시 첫 연예인 인터뷰 대상자로 만났을 때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바비킴 역시 콧수염을 기르는 것이 잘 어울렸다.

김흥국은 기자와 옥신각신한 기억이 새롭다. '스타에게 사전조사도 않고 뭘 그런 걸 묻냐', '정치 얘기를 묻자 매니저에게 화냈던 일' 등. 하지만 김흥국은 대한민국 5대 아이콘을 점령한 엔터테이너임에 틀림없다. '콧털, 축구, 해병대, 기러기아빠, 10대 가수'. 그리고 방송철학은 친서민적 방송으로 거침없이 내뱉는 것이 그의 캐릭터인 것. 김흥국의 처가는 경북 칠곡이다.

바비킴은 호소력 짙은 노래를 소화해 내는 소울의 대부. 실제 만나보니 소탈했다. 베트남 쌀국수도 잘 먹었고, 소주 한 잔 걸치는 얘기도 진솔하게 다가왔다. 특히 미국에서 온갖 아르바이트 경험을 하면서 고생을 한 얘기는 바비킴의 존재를 더욱 강인하게 해줬다.

오만석은 눈빛이 살아있다. 인터뷰 도중 살짝살짝 볼 수 있었던 영화 '우리 동네'에서의 살인마 눈빛, 끓어오르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배우로서는 더할 수 없는 자질을 갖춘 것.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참을성 50점, 인화력 80점, 책임감 75점 정도'라며 성격은 생각보다 조금 다혈질이라고 밝혔다.

◆실제 매력 짱, '김도향·서문탁·은동령'

셋은 만나보니 더 호감이 가고 끌렸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아주 친근하고 다정다감했다. 김도향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주며 기사를 쓰면서 궁금한 건 언제든지 전화를 하라고 했고, 실제 밤 10시가 넘어서 전화를 해도 친철하게 받아줬다. 기사가 나간 뒤에는 '이런 인터뷰 기사가 나갈 지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 또 만나자'고 전화를 해줬다.

서문탁은 점심식사 겸 인터뷰에서 3시간 동안 자신의 모든 걸 소탈하게 보여줬으며, 이후 소극장 공연에 초대장까지 보내줬다. 당연 서울까지 공연을 보러갔고 그 공연에선 서문탁의 더 큰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내년 초에 미국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간다고 하니 기자가 '잘 다녀오라'고 전화를 해야할 것 같다.

은동령은 계명대에 유학 온 중국 출신 여대생으로 TV프로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알려진 만큼 실제 만나보면 더 친근하다. 대구 사투리에다 특유의 톡톡 튀는 귀여움까지. 사석에서 만난 은동령은 수다도 많이 떨었고, 애교도 많은 여대생이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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