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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묻지마라" 속내는 감추더라 '선덕여왕' 이요원

평상시의 이요원(위쪽)과 대본 연습중인 이요원은 표정이 완전히 다르다. 그 옆에는 춘추 역을 맡은 탤런트 유승호가 있다. 이요원은 표정이 다양한 배우였다.
평상시의 이요원(위쪽)과 대본 연습중인 이요원은 표정이 완전히 다르다. 그 옆에는 춘추 역을 맡은 탤런트 유승호가 있다. 이요원은 표정이 다양한 배우였다.

'얼굴은 인형, 몸매는 날씬, 연기도 잘해.'

단연 톱탤런트,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중에서도 최고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여배우를 만난다는 건 쉽지 않았다.

게다가 MBC드라마 '선덕여왕'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촬영 중간에 인터뷰하는 것도 어려웠다. 감정신 하나하나를 잡아가기가 벅찬데 겨우 잡은 감정의 흐름이 깨질까봐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요원 측은 틈틈이 이요원과 만나고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해줬다. 대구에서 올라온 매일신문 기자에 대한 특별배려였다는 게 그들의 설명.

실제 이요원을 처음보니 다소 놀란 것은 날씬한 몸매. 얼굴이 다소 둥글어 그렇게까지 몸이 가냘플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굴과 머리만 선덕여왕 분장을 하고 편한 운동복을 입고 개인분장실에서 나온 이요원은 TV와 머릿속에서 그렸던 모습보다 더 호리호리했다.

촬영 도중 가까이서 관찰하니 표정은 변화무쌍했다. 가끔 짜증섞인 표정을 짓기도 하고, 익살스레 혼자 웃기도하고, 다른 연기자들에게 장난섞인 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인간 이요원이 아닌 덕만이자 선덕여왕으로 기억되고 싶은 듯했다.

이달 14일 이요원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 '선덕여왕 촬영 세트장'까지 찾아갔다. 이달 초 경북 경주로 내려왔을 때 만나자는 제의를 했었지만, 개인 일정과 몇 가지 걸림돌 때문에 서울에서 인터뷰하기로 해 성사된 것이다.

◆엄청난 인기 알지만 실감못해

이요원은 선덕여왕의 폭발적 인기를 언론매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알고 했지만 아직 실감하고 있지 않는 듯 했다. 인기를 누릴 겨를 없기 때문.

"솔직히 계속 촬영 중이라서 사람이 많은 곳이나 다른 매체들조차도 볼 기회가 없어서 그리 실감할 수가 없네요. 산이나 강 아니면 세트장에서만 촬영을 하다보니. 전봇대 하나도 전혀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이요원은 '드라마가 곧 종영될텐데 그러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일단 같이 고생한 스태프들과 조촐한 여행을 가면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을 하고 싶다"고 말한 뒤, "앞으로 저한테 맞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또 곧바로 작품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덕여왕 촬영할 때 힘들었던 점도 살며시 털어놨다. 덕만공주 시절에는 야외촬영이 많았던 데다 산이나 숲속 텐트에서 숙박하는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그는 "전쟁신이 힘들었어요. 제가 경험을 하지 못했던 전쟁시 전술·무술·검술 등을 하면서 마치 군대에 간 기분이었다"며 "군대 간 남자들의 고충도 알게 됐다"고 살포시 웃었다.

◆털털하고 시원한 성격, 사생활은 'NO'

이요원을 묘한 이중적 매력을 갖고 있다. 도도한 듯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웃음, 조용조용한 듯하지만 내면에 감춰진 엄청난 집중력과 폭발적 에너지가 카리스마를 느끼게 한다. 여성 연기자로서는 타고난 미모에 성격적인 장점도 지니고 있는 셈.

실제 성격은 어떠냐고 묻자, "솔직히 제가 드라마에서 비쳐지는 차분한 이미지와는 달리 털털하고 오히려 남자다운 시원한 성격"이라며 "내성적이라 그리 나서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원래 성격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생활에 대해서는 인터뷰 시작 전부터 절대 묻지 말기를 당부했다. 결혼을 일찍 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묻는 질문에도 '노 코멘트'. 자신의 가족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굳이 원하지 않기 때문. 그리고 소속사 측도 미모와 연기로 승부하는 여배우이기에 사생활에 관한 루머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올해 나이 30세(1980년생)인 그는 10여년 전 잡지모델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고양이를 부탁해'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활발한 활동을 하다 2003년 돌연 결혼발표를 했다. 이요원은 프로골프와 결혼한 그해 예쁜 딸까지 얻어 벌써 딸이 7살이다. 하지만 잠시 잊혀졌다 출산 이후 복귀한 이요원은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영화 '화려한 휴가' 등에서 다시 인기를 되찾은 뒤, 이번에 '선덕여왕'으로 크게 한 방 터뜨린 것이다.

◆'미실'과 '춘추'에 대해 입을 열다

이요원은 묻지 않으면 입을 꾹 닫고 있다. 특히 자신의 영역이 아니거나 다른 배우에 대한 평가는 웬만하면 하지 않는 편.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살짝 입을 열었다. 그는 선배지만 함께 드라마를 이끌었던 고현정에 대해 "제가 어릴 적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래시계'의 주인공이자 우상이었던 선배"라며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큰 영광이어서 경쟁이라든지 경계는 상상조차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미실은 딱 맞는 역이었다"고 겸손하게 선배를 띄웠다. 그 선배를 뛰어넘고 싶은 맘도 없었을까, 기자는 의구심이 갔지만 더 이상의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미실의 죽음 이후 함께 열연한 춘추역의 유승호에 대해선 "촬영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점점 커가는 모습이 보였다"며 "몇 년 뒤에는 아마 남자가 될 듯하다"고 묘하게 말했다.

◆이요원의 연기외 생활

-연기외 하고 싶은 일은.

"공작? 가구, 꽃꽂이 등 만들고 생각해서 창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춤과 노래는 별로이지만 이번 드라마 OST작업에서 제작피디가 소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욕심쟁이인가.

"적어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는요. 하고 싶어서 하려고 하는 배우, 열정이 있는 배우. 과거나 현재, 미래 항상 최선을 다하고 욕심부리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먹는 것도 골고루 잘 먹는 편입니다. 보신탕만 빼고.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한식이고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습니다. 대신 먹는 만큼 운동을 열심히 한답니다. 여행하는 것도 무척 즐기는 편이고요."

-대구·경북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경상도와는 그리 별다른 인연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을 경북 경주에서 하게 돼 경북도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 무사히 드라마를 촬영하고 마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경주는 정말 좋아요."

-경북 홍보대사가 됐는데 한마디 한다면.

"경북의 다른 곳은 잘 모르지만 경주는 날씨가 너무 따뜻하고 자연경관도 아름답습니다. 건물들도 고전적이고 예쁩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 놀러 와도 즐길 수 있는 도시입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프리랜서 장기훈 zkhaniel@hot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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