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양고민' 주택업체, 내년엔 일낸다

미분양 물량 많아 고심 "올해보다 호전" 기대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겠습니다. 분양은 해야 하는데 미분양 물량이 많은데다, 부동산경기 회복도 불투명해 고민입니다."

대구 주택업체들이 내년 아파트 사업계획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악화로 몇 년간 아파트분양을 미룬 물량이 1만7천여가구에 이르러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재개해야 하지만,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해를 넘긴 뒤 시장분위기를 봐가면서 분양일정을 저울질할 요량이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분양일정을 세웠으나 2, 3년 전에 비해 사업 규모를 대폭 줄였거나 중소형 위주로 평형대를 조정하는 등 사업변경을 했다.

◆분양시기 '저울질'

대구시 주택건축과에 따르면 올 들어 신규 아파트사업승인 건수는 4월에 승인받은 ㈜휴랜드산업개발의 중구 남산동 '휴랜드주상복합'(451가구) 1건뿐이며, 사업승인을 받은 뒤 2년 가까이 분양을 못한 대기물량만 1만5천~1만7천여가구에 이른다.

주택업체들이 신규 아파트 사업을 하지 못하는 데는 침체된 부동산경기 탓도 있지만, 금융기관 대출(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으로 '돈줄'이 막혔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택업체 A임원은 "2년 가까이 분양을 미뤄 땅값에 대한 이자만 물고 있어 내년엔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이 자금회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을 해 주지 않아 신규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B부장은 "상반기에 분양을 할 예정인데, 확정적이지 않다"며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분양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분양대행사 ㈜장백이 부동산정보사이트와 주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에 대구의 아파트분양(민간부문) 예정 물량은 21개 단지, 1만8천300여가구(일반분양 1만2천700여가구)로 파악됐다.

구별로는 달서구가 4천682가구(6개 단지)로 가장 많고, 다음은 동구 3천977가구(2개 단지), 수성구 2천913가구(6개 단지), 중구 2천387가구(3개 단지), 서구 1천819가구(1개 단지), 북구 1천166가구(2개 단지), 달성군 1천50가구(1개 단지) 등의 순이다. 공공부문의 경우 달성군 1천445가구(대구도시공사·3개 단지)이다.

㈜장백 박영곤 대표는 "주택업체의 경영상황 등을 고려하면, 실제 내년 분양물량은 1만여가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며 "2007년 이후 연기된 공급물량 중 재건축이나 재개발 물량을 중심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 내년 상반기 분양

이런 와중에 일부 업체들은 분양에 나선다.

화성산업은 분양을 미뤘던 달서구 대곡동 '대곡2차 화성파크드림'(359가구)을 중소형 위주로 평형을 변경해 내년 2월 분양할 예정이다. 또 사업진행이 중단됐던 수성구 범어동 주상복합 '수성 범어더스타(404가구)' 일부 중대형을 중소형(84㎡)으로 바꿔 5월에 분양한다.

대구도시공사는 달성군 죽곡2지구에 1천445가구(임대 300여가구 포함)를 내년 3월 분양한다. 한라주택은 수성구 수성2가 롬바드아파트 재건축사업인 '수성 한라하우젠트'(108가구)를 내년 1월 착공해 3, 4월쯤 분양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과 애경PFV1㈜는 달서구 유천동에 1천669가구를 내년 3월 착공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상반기 중에 분양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이 단지는 당초 중대형 평형이었으나 최근 84㎡ 이하의 중소형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바꾼 곳이다. 포스코건설도 내년 3월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1단계 분양사업으로 652가구를 분양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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