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야 놀자] 시장에서의 경쟁은 왜 중요한가

주말이나 휴일 또는 휴가철에 놀이공원이나 위락시설에 갔다가 바가지 요금 때문에 짜증나는 일을 한번씩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관련 행정기관을 비난한다. 그러나 단속이라는 강제력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면서도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놀이공원이나 위락시설 내 식당의 비싼 음식값과 휴가지의 바가지 요금 모두 독과점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점이나 과점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폐해를 해결하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놀이공원이나 휴가지에 다른 상점과 숙박시설을 많이 허용해 경쟁자가 생기면 굳이 단속을 하지 않아도 적당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돼 바가지 요금은 사라지게 된다. 한 식당이 값을 비싸게 받으면 경쟁 식당이 값을 내려 고객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실제로 없다고 하더라도 초과 이윤이 발생하는 시장에 진입장벽을 해소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생산자가 독점력을 갖기가 힘들게 된다. 만일 기존의 생산자가 가격을 많이 인상한다면 잠재적 경쟁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 수요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입장벽을 없애는 일은 경쟁을 활성화시켜 원가절감과 고품질로 이어져 가장 싼 비용으로 가장 품질이 좋은 재화를 생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는 반대로 여러 가지 규제와 복잡한 절차로 잠재적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 소비자들은 독과점의 피해를 입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재화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입하게 된다. 이것은 자원의 낭비와 경제 전체의 후생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해야 한다' 라든지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라는 말은 모두 시장경제의 작동원리인 자유의사에 근거한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독과점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진입장벽을 해소,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국내경제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어느 한 시장에서 독점 또는 과점이 형성된다면, 국내시장을 외국에 개방함으로써 독점이나 과점의 폐해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허생전에서 허생이 말총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 수입 말총이 없었고 허생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했던 제주도의 말총을 모두 사들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 당시에 외국의 수입말총이 국내에 진입할 수 있었다면 허생이 누렸던 독점적 지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국민들의 삶의 수준이 윤택하고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자유무역 덕택으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품질이 우수하고 값이 상대적으로 싼 재화들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입장벽을 낮추거나 공정한 자유무역을 통해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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