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 1승…목마른 명장 김남기·신선우 감독

'1승이 참 힘드네.' 2009-2010 프로농구 시즌이 막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대구 오리온스와 서울 SK의 발걸음이 무겁다. 명장으로 꼽히던 오리온스의 김남기 감독과 SK의 신선우 감독에겐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9, 10위에 머물러 있는 두 팀은 좀처럼 8승에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 어느 감독이 먼저 8승의 벽을 깨트릴 수 있을까.

김 감독은 2002~2005년 연세대 감독을 맡아 39연승을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사령탑. 지난해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 농구의 세대교체와 조직력 강화에 기여했다. 신 감독은 프로농구 감독 최다승(334승)의 주인공이다. '신산(神算)'이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전술이 장기다. 그는 최근 사퇴한 김진 감독을 대신해 부진에 빠진 SK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리온스는 힘겹게 1승을 거둔 뒤 연패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연승은 11월 한 차례 기록한 3연승이 전부. 그러다 보니 29경기를 치르면서 쌓은 승수가 8승에 불과하다. SK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8연패를 당한 뒤 겨우 1승을 챙겼으나 다시 9연패를 기록 중이다. 신 감독이 부임한 뒤 가진 2경기에서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두 팀은 핵심 주전들의 공백으로 정상 전력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오리온스는 이면 계약에 따른 징계로 1라운드에 뛰지 못한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다시 이탈했고 장신포워드 이동준은 손목 부상으로 이미 시즌을 접은 상황. SK 역시 방성윤, 김민수 등이 번갈아 부상을 당해 여러 경기를 거른 데다 '모래알'같은 조직력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처지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6강에 진입하는 것이 버거운 것이 사실. 게다가 다음 일정도 가시밭길이다. 오리온스는 29일 울산 모비스, 내년 1월 2일 인천 전자랜드, 7일 부산 KT와 만난다. 모비스와 KT는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는 강호들이다. SK 또한 끈끈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원주 동부와 내년 1월 2일 경기를 가진 뒤 이튿날 KT를 상대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다 나아질 변수는 있다. 김 감독으로선 오리온스의 야전 사령관 김승현이 이르면 1월2일 경기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SK 역시 신 감독의 부임으로 단숨에 변하기는 어렵지만 부진한 조셉 대버트 대신 조 크라벤호프트를 데려와 변화의 첫 발을 딛는다. 두 감독이 이번주 멀게만 느껴지는 9승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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