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제안이 대구를 바꾼다…市 홈페이지 '소통의 장'

대구 칠성동 박성재씨는 시청 홈페이지에 개설된 '상상제작소' (idea.daegu.go.kr)에 "시내 곳곳에 재활용 쓰레기통을 늘리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교통카드를 접촉하면 개당 몇원씩 적립해주자"는 제안을 했다. 쓰레기통 모형 사진까지 곁들인 박씨의 기발한 제안에 시 공무원들은 무릎을 쳤다.'마일리지 적립하는 재활용 쓰레기통'제안이다.

#."국가적으로 출산 장려를 하면서 책자나 포스터에 한자녀가 등장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시정 홍보물에는 앞으로 두자녀 이상 그림이나 사진을 넣읍시다."(북구 정원철씨).

대구시가 시민 제안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시청 홈페이지에 개설한 '상상제작소' 사이트(idea.daegu.go.kr)와 정책토론방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올 한해 접수된 안건은 1천여건. 하루 평균 3건 이상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이중 100건 이상이 심사를 통해 채택돼 내년부터 시 정책이나 제도에 도입될 예정이다. 대구시가 올들어 보상금 지급을 세분화하면서 규모를 확대하고, 정책 반영 과정을 합리화한 데 따른 것. 제안 수준의 변화도 눈에 띈다. 종전에는 생활불편 사항 등에 대한 단순 건의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접수된 아이디어는 대구시를 바꾸기 위해 시민들이 고민하고 의지를 담은 흔적이 뚜렷한 정책이 많다.

또 지난해 경우 아이디어 제안자의 절반 정도가 타 시도민이었으나 올해는 90% 가까이가 대구시민이었다.

상상제작소를 통해 들어오는 시민들의 제안은 각양각색이다.

'지하철에서 집과 학교를 오가는 데 한참을 걷는 학생들을 위해 지하철 마지막 전동차 반 정도에 거치대를 만들어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도록 해 달라', '지하철 표를 구입하는 대합실에 도착예정시간 안내 시스템을 설치해 쾌적한 대합실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해 달라', '버스 정류소에 대기자 표시등을 설치해 운전기사들이 불필요하게 차를 세우거나 승객이 있는데 통과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제안들이 적잖다

대구시 김종한 정책기획관은 "주민 참여제 실현을 위해 도입한 시민제안 코너와 정책토론회가 시와 시민간 소통의 폭을 확대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주민 토론회를 통한 제안들이 시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