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H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수업 중 온풍기 가스누출 사고가 일어나 혈관 질환을 앓고 있던 한 학생이 병원으로 옮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학교 측이 병원 학교안전공제회에 통보하지도 않는 등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늑장 대응은 인정하면서도 "학생 입원은 혈관 질환 때문이지 가스 누출로 인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조모(14)군 등 이 학교 1학년생 4명은 이달 5일 2교시 국어시간에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 보건실로 옮겨졌다. 온풍기 작동을 위해 교실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작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스가 새 일부 학생들이 신체 이상을 호소한 것이다.
응급조치와 휴식 등으로 3명의 학생은 별 탈 없이 넘어갔지만 조군은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출혈을 일으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병원의 진단 결과가 나왔다. 조군의 아버지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학교안전공제회 보상 처리를 학교에 요구했다"며 "그러나 학교는 안전공제회에 문의하지도 않고 '보험 적용이 안 된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안전공제회 확인 결과 H중학교는 안전공제회에 24일 오후에야 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군의 아버지는 또 "안전공제회에 찾아가 사고 사실을 알렸지만 누구도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학교안전공제회는 "학교에서 사고 통지가 들어오지 않아서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통지하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가스가 조금 샌 것은 인정하지만 조군이 가스 때문에 뇌출혈을 일으킨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온풍기를 가동하기 전부터 조군은 머리가 아프다며 엎드려 있었다"며 "조군이 초교 때부터 건강기록부에 이상이 있다는 게 기록돼 있고 다른 학생들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군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도 "조군의 뇌출혈이 가스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선천적인 혈관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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