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교육청의 '책 축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지도교사들은 "아이들이 책 한권을 읽었다는 것은 단순히 책에 든 지식을 습득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상상의 세계에 한발 들여놓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읽고 쓰는 행위가 지식 습득은 물론이고 상상력과 창조력의 원천이 된다는 말이다. 굳이 교사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부모들 역시 책읽기의 중요성을 안다. 대형 서점의 어린이 책 코너는 늘 학부모와 아이들로 붐비고, 집집마다 아이들이 읽을 책이 넘쳐난다. 자녀들에게 책읽기를 거의 강권하다시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09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2008년 7월 6일~2009년 7월 5일)동안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의 독서율은 62.1%로 2007년 58.9%보다 3.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자의 독서인구 비율이 62.4%로 여자의 61.7%보다 다소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81.6%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78.9%, 15~19세가 78.3%로 그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의 독서 인구 비율은 19.9%로 가장 낮았다. 또 전체 인구의 40% 정도는 여전히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책으로는 문학, 취미, 실용, 경제(경영)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사회조사는 전국 15세 이상 가구원 3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편 독서 인구의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30분 이하가 31.4%, 30분 이상 1시간 미만이 34.5%로 나타나 대부분 하루 1시간 이내의 독서 시간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1주일 평균 TV 시청시간은 여자가 23.3시간, 남자는 20.3시간이었다. 하루 평균 3시간을 웃도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으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약 40%로 가장 많았으며,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라는 응답도 38.3%로 높았다. 독서가 지루하다(7.1%), 책 사는 돈이 아까워서(3.2%)라는 응답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서가 TV 시청보다 지루할 것이다. 그러나 독서만큼 투자 비용(금전 및 시간)에 비해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장사'도 세상에는 드물 것이다. 하물며 TV 시청 시간만 줄여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책을 구매하는 사람 상당수가 할인쿠폰이나 경품에 반응한다(70% 이상)는 점도 씁쓸한 대목이다.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거나 창조적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주머니나 손가방을 채우려는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새해에는 금방 잊힐 경품이 아니라 가슴에 오래 남을 책에 끌리는 사람이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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