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무원도 노후 불안… 사장님, 우리도 퇴직연금 들죠

공무원 L씨(33)는 지난달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연금보험에 매달 30만원씩을 넣기로 했다.

주변의 동료 공무원들이 웃었다. "공무원은 퇴직 후 연금을 받는데 왜 연금보험에 가입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 자신있게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추이를 볼 때 앞으로 20여년이 지나 자신이 퇴직할 때는 선배 공무원들이 받았던 수준의 공무원연금을 받기 힘들다고. 그래서 그는 지금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를 서두르는 젊은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빵빵한' 공무원연금이 보장됐던 공직사회에서도 L씨처럼 젊은 나이에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철밥통까지 준비를 시작한다

최근 연금보험에 가입한 공무원 K씨(28)는 "30년 후 퇴직 때 지금처럼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인구 감소로 인해 공무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연금 재정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연금이 크게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젊은 공무원들은 따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무원연금은 하루 12억원씩 추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덜 내고 더 받는 구조 탓이라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덜 내고 더 받는 공무원연금제도는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왔다.

정부가 혈세를 이용해 공무원 연금 적자를 메우는 보전금 규모는 2003년 548억원, 2005년 6천96억원, 2007년 9천892억원, 지난해 1조4천294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1조9천931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문에 정부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방침이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월급에서 내는 돈을 현행 총소득의 5.5%에서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7.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정부는 짜놓고 있다. 기여금은 올해 5.5%에서 6.0% ▷2010년 6.3% ▷2011년 6.7% ▷2012년 7.0%로 늘어난다.

사립학교 교원연금, 군인연금도 지금 비슷한 상황이다. 향후 안정적 연금 수급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은퇴 준비 바람이 거세다

대구의 공기업 중 처음으로 대구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최근 대구은행과 협약을 체결,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노후준비를 위해 미리 퇴직자금을 불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에 퇴직연금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의 올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2%다. 펀드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24%의 수익률을 올려냈다. 퇴직금이 24%나 인상된 효과를 누린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퇴 준비'를 위해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봉급생활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0월말 현재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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