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연초부터 사극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MBC '선덕여왕'의 큰 인기를 염두에 둔 때문인지 새롭게 편성된 드라마에는 유독 사극이 눈에 많이 띈다.
사실 지금껏 사극은 '남성'의 역사, '왕조'의 역사를 주로 다루었다. 올해는 유독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이 많았다. KBS2 TV '천추태후' MBC '선덕여왕' SBS '왕녀 자명고' 등이 전파를 탔고, 그 가운데 '선덕여왕'이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켰다.
내년에는 유독 '천민 중심'의 사극이 부쩍 늘어날 것 같다. 백정 출신 의사, 노비 사냥꾼 등 우리 역사에서 생소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사극은 KBS1 TV 주말드라마 '명가'다. 한동안 사극을 방영하지 않았던 KBS에서 선보이는 '명가'는 한국 대표 명문가인 경주 최씨 일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로, 차인표, 한고은, 김성민이 출연한다.
병자호란 직후 농업으로 부를 일궈 '경주 최부잣집'을 만든 최국선(차인표 분)과 몰락한 양반 집안의 딸로 비단점을 운영하는 한단이(한고은 분)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명가 후속작도 역시 사극이다. 3월경 방송 예정인 '만덕'은 조선 정조 시기에 비천한 기녀에서 제주도 물품과 육지 물품을 교역하는 유통업으로 거상이 된 뒤 어려운 이들을 도운 김만덕(1739∼1812)의 삶을 그린다.
이어 1월 4일에는 박용우, 한혜진, 연정훈 주연의 SBS '제중원'이, 1월 6일에는 장혁, 오지호 주연의 KBS2 TV '추노'가 방송된다. SBS '제중원'은 조선말에 세워진 근대식 서양의료기관 제중원을 다루는 시대극으로, 한혜진, 박용우, 연정훈 등이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 황정(박용우 분)은 '소근개', 즉 작은 개라 불리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밀도살범으로 쫓기던 중 서양의학을 접한다. 신분을 뛰어넘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의사로서 성공을 거두며 후에 독립군으로 활동하게 된다.
1월 6일 방송되는 '추노'는 조선시대 중기를 배경으로 노비를 쫓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망간 노비를 쫓는 장혁과 쫓기는 노비 오지호의 목숨을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으로 이종혁, 이다해, 김지석 등이 출연한다. 조선 최고의 노비 사냥꾼 대길(장혁 분)은 어린 시절 여종 언년이(이다해 분)에게 연정을 품지만 그의 오빠 큰놈이가 낸 불로 가족이 몰살당해 노비 사냥꾼이 됐고 도망 노비가 된 무장 송태하(오지호 분)와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추노'는 추격전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팔도의 절경을 담는 것 뿐만 아니라 화려한 액션 신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이미 예고편을 선보였는데,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화려한 액션이 가미된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
3월쯤에는 '허준' '대장금' '이산' 등을 연출한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가 메가폰을 잡은 한효주, 지진희 주연의 MBC '동이'가 전파를 탈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이'는 천민에서 후궁이 된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 및 왜란과 호란으로 땅에 떨어진 왕실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 부국강병책과 대동법을 실시한 조선의 왕 숙종의 이야기를 담는다.
한류스타 지진희가 사극 신예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게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이(한효주 분)는 한양 검계 우두머리 최효원의 딸로 아버지와 아들이 참수당한 후 고아가 된다. 하지만 친화력과 타고난 재기로 노비에서 궁녀로 발탁되고 이후 왕의 승은을 얻는다. 동이는 총명하고 따뜻한 마음씨로 자신의 환경을 뛰어넘는 인물로 그려진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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