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性상담]강정제의 신화

약물의 효과를 평가할 때 위약(僞藥)효과라는 것이 있다. 신약을 발매하기 전에 반드시 이 위약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의사와 환자가 알 수 없게 가짜 약과 진짜 약을 무작위로 투여해 약효 차이가 있음을 검증하는 소위 이중맹검 검사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년기가 되면 불로장생약을 갈구하게 된다. 정력감퇴를 치료하고 회춘하는 반로환동(返老還童)을 위한 정력제는 인류 역사와 같이 등장한 셈이다. 잘 알고 있듯이 중국의 진시황은 사기꾼에게 속으면서도 불로약을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역대의 군왕이나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도 이런 불사약을 구해서 썼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00세를 넘기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런데도 인간문화재로서의 장수뿐만 아니라 무덤 속까지 청춘을 짊어지고 가려는 식의 장수를 갈망하기 때문에 자연히 강정제 같은 선약(仙藥)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강정요법에는 예부터 고환이나 난소같은 성호르몬을 생산하는 물질을 가장 효과적인 묘약으로 선정하고 있다. 오늘날의 호르몬 보충요법과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 이 밖에도 체력을 증강하고 정력 혹은 성적 능력을 왕성케 하려는 방법이나 약은 너무나 많다. 이에 속하는 약물을 통틀어서 미약 또는 최음약이라고 한다. 최음약을 의료약이라고 한다면 미약은 민간약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녹용, 해구신, 인삼, 뱀탕, 누에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중에는 성능력 개선에 유효한 물질이 포함된 것도 있지만 단순히 심리적 영향으로 강정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있다.

모든 병이 근본적으로 정신과 신체 사이에 상호관련이 있다. 몸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감정이고 믿음이라면 이제는 위약효과에 잠시 최면돼 살아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마음만 젊으면 그만이지 나이를 생각하고 이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마음을 젊게 가짐으로써 청춘을 지속할 수 있다.

박 철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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