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이 와서 이마 맡에 앉고
외로운 파스 ' 하이드라지드甁 속에
들어 있는 情緖를 보고 있다.
뜨락의 木蓮이 쪼개어지고 있다.
한 번의 긴 숨이 창 너머 하늘로 삭아가 버린다.
오늘, 슬픈 하루의 午後에도
肋骨에서 두근거리는 체온의 넋이
어딘가의 머나먼 곳으로 간다.
지금은 틀거울에 담겨진 祈禱와
소름 마르는 아래 얼굴,
모든 것은 이렇게 두려웁고나.
기침은 누님의 姦淫,
한 겨를의 실크빛 戀愛에도
나의 시달리는 홑이불의 日曜日을
누님이 그렇게 보고 있다.
언제나 오는 것은 없고 떠나는 것뿐.
누님이 치마 끝을 매만지며
化粧 얼굴의 땀을 닦아 내린다.
비평가 김현에 의해 "없는 누이를 있는 것처럼 상정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실을 뛰어넘어 그의 내적 진실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평가를 이끌어내었고 후일 고은 자신에 의해 "흰 옷 입은 누이/ 흰 인조치마 누이/ 죽은 누이 어쩌구 저쩌구 했으나/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밝혀진 누이였다. 누님과 화자의 공간을 감싸주는 세기말적인 미학과 어둠이 먼저 도드라지고 있다. 자주 누님/ 젊은 여자의 인기척에 귀기울이는 젊음에는 근친상간의 불안한 심리와 성/ 미학에 대한 결코 지워지지 않는 욕구가 되풀이 된다. 20년 전 내가 읽은 「폐결핵」은, 젊은 날의 실존적 두려움이 연상의 누님이란 은유를 통해 말해진 것이다. 다시 읽는 「폐결핵」은 그러나 20살 때 읽은 내 마음의 심한 두근거림을 따라잡지 못한다. 시인
※'송재학의 시와 함께'는 이번 회로 끝을 맺고 새해에는 엄원태 시인이 담당하는 '엄원태의 시와 함께'가 새롭게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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