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걸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차 합격자가 대학의 무성의한 대처로 면접전형 기회를 놓쳐 불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1차 합격한 S(24·여)씨는 지난달 13일 신종플루 양성 판정을 받았다. 14일이 면접일이었던 S씨는 고위험군이라 옴짝달싹할 수 없어 병원 내 개별 면접을 학교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개인 사정 때문에 개별 면접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신종플루 감염 학생들을 위한 면접실이 따로 있으니 마스크를 끼고 와서 참가하라고 답했다.
폐렴 합병증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있었던 S씨는 "당시 세계가 신종플루로 인한 공포에 떨고 있고 정부에서 주의보까지 내린 경계 상황에 중환자를 나오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는 또 "병원 내 면접이 어려우면 오전 면접 시간을 오후로 바꿔줄 수는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마저 안 된다고 했다"며 "60만명 이상이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병원에서 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관리 인원이 훨씬 적은 로스쿨 면접 기회를 학교 내로 제한한 대학 측의 처사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S씨가 격리 수용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면접관 파견, 면접 시간 교체를 요청했다"며 "신종플루 환자를 위한 고사실을 따로 설치해뒀지만 병원에 격리된 사실을 알았다면 면접관 파견 등 별도의 조치를 강구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전형은 1단계에서 법학적성시험 성적과 학사과정 성적, 공인영어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과 논술고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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