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대구 공연계 '으랏차차'

'경인년, 대구 공연계의 지도는?'

월드컵과 지방선거가 열리는 올해, 지역 공연계도 그에 못잖게 분주할 것 같다. 각 공연장에선 해외 유명 연주단체·작품의 내한이 이어지고, 개관 20주년을 맞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다양한 기획공연을 마련했다. 공연계 전반의 유례없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뮤지컬 시장의 외연은 더욱 커졌다. 대작·흥행작들이 하반기까지 대구의 공연장을 점령할 태세다.

◆풍성한 순수예술=먼저 개관 20주년을 맞은 대구문화예술회관. 3월 임동혁을 시작으로 백건우, 김태형 피아노 독주회가 4월까지 이어진다.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납량 퍼레이드'로 7, 8월 무더위를 식히고 나면 프랑스 리옹민중극단 초청공연과 리옹오페라발레단의 '지젤'이 9, 10월에 차례로 열린다.

시립예술단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교향악단은 3월 초 일본 오사카와 도쿄에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한 창단 이래 첫 해외 연주회를 연다. 오페라단은 4월 '라 트라비아타'를 마련했고, 10월에는 구노의 '파우스트'를 초연한다. 무용단은 5월 '아리아리랑' 정기 공연에 이어 8월 '대구 현대 춤 축제', 11월 중진 현대 무용가들을 초청한 '한국 현대춤 뿌리 찾기'로 색다른 시도를 한다. 신임 박현옥 감독 취임 후 변화가 기대된다. 국악단은 올해도 3월부터 매주 '화요상설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4월에는 '태교음악회', 11월에는 차세대 명인전을 연다. 합창단은 3월 프랑스 루앙시 초청을 받아 현지 공연을 벌이고, 지난해 100회 정기 연주회를 달성한 소년소녀합창단은 4월 초 '앞산 이야기'를 소재로 한 청소년 뮤지컬을 선보인다. 시립극단은 우리의 얼룩진 근대사를 넌버벌로 표현한 '역(驛)'을 4월에 선보인다.

◆공연장은 백화만발=공연장마다 다채로운 무대가 기대된다. 먼저 대구오페라하우스는 4월 초 기획공연 '나부코'와 7월 '빈 앙상블 오페라 갈라 콘서트', 하반기에 '마술피리'를 준비했다. 10월에는 대구오페라축제가 열려 오페라 팬들을 즐겁게 한다. 수성아트피아는 베스트셀러 동화 '강아지 똥'을 뮤지컬로 제작한 '강아지 똥'을 5월에 선보이고, 9월에는 플라멩코 공연 '샹그라 플라멩코' 내한공연을 갖는다. 10월에는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러시아 국립 레드스타 레드아미 코러스&댄스 앙상블' 공연을 열어 러시아의 우수를 전한다. 동구문화체육회관은 3월 중 '무대 위의 극장' 시리즈 일환으로 연극들을 선보이고, 늦여름과 초가을에 '야외 공연산책'을 다시 마련한다. 봉산문화회관은 간판 기획공연이었던 '거리의 악사'를 매주 토요일 열 계획이다.

대학 공연장 중 계명아트센터는 상반기 예정인 '대한민국 가곡제'를 비롯해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무대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희망 나눔 시리즈'도 계속된다. 천마아트센터는 4월 중 넌버벌 소극장 뮤지컬 '브레이크 아웃'을 공연한다. 대구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 7, 8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초·중학생 대상 영어 뮤지컬 캠프도 열 계획이다. 미국 디즈니사 스태프를 초빙, 뮤지컬 제작 과정을 통해 영어를 가르친다.

◆뮤지컬 시장 '빅뱅'=과연 뮤지컬의 대세는 어디까지일까. 올 한 해 대구를 찾는 뮤지컬은 양과 질 모두 진전됐다. 특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약진 속에 안팎의 원조를 얻은 뮤지컬 시장은 더 커졌다. 대관이 집중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거의 매월 뮤지컬이 열린다. '뮤지컬하우스'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한 뮤지컬 기획자는 "작품 편수가 많다 보니 흥행과 실패로 양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와 '맨 오브 라만차'가 같은 2월에 붙는다. '헤어스프레이'는 뚱보 여주인공 트레이시가 인기 TV쇼와 댄싱 퀸 대회에 도전하면서 꿈과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 '맨 오브 라만차'는 신성 모독죄로 감금된 세르반테스가 죄수들과 함께 자신의 소설 '돈키호테'를 즉흥극으로 꾸미는 극중극 형식의 뮤지컬. 3월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찾아오고, 4월에는 '금발이 너무해', 5월에는 '웨딩싱어' 등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비컬'이 한 달 간격으로 대구에 내려온다. 6, 7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막을 내린 이후 가을에 접어든 뮤지컬의 기세는 더 높아진다. 9월 무대에 오르는 '미스 사이공'에 이어 올 한 해 통틀어 가장 주목할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이 10월 말부터 내년 1월 초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한다. '오페라의 유령'이 지방에서 막을 올리는 것은 대구가 처음. 총 88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오페라의 유령'이 대구에서 최장기 공연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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