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가장 위대한 독일인, 아데나워

독일 국민들이 가장 위대한 독일인으로 꼽는 인물은?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대문호 괴테도 아니다. 다소 의외지만 2차대전 후 첫 서독 총리를 지낸 콘라드 아데나워(1876~1967)다. 패전으로 잿더미였던 독일을 세계무대에 진출시키고 경제 부흥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빌리 브란트(동방외교) 혹은 헬무트 콜(독일 통일) 전 총리를 높게 보는 것은 진보'보수 논리에 맞춘 잣대일 뿐, 독일에서는 이들을 아데나워의 아류로 부른다.

멋없는 학자풍의 관료였다.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할리우드에서 그를 고용했으면 기껏해야 회계주임일 것"이라 비아냥거렸지만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었다. 고지식한 사명감과 엄격함으로 국정을 운영,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닦았다. 1876년 오늘, 쾰른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종교적 신념에 따라 전체주의를 철저하게 반대했다. 쾰른 시장을 지내다 히틀러 시절 12년간 박해를 받았고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서방세계의 철의 장막'으로 불릴 정도로 비타협적이었다. 1949년 73세의 나이로 총리에 취임, 14년 후인 1963년 물러났다.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매우 복잡한 사람이 되는 순간, 당신은 비효율적이 된다." 박병선 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