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담배 권하는 사회에서 벗어나려면

요즘 들어 담배 피우는 사람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남성 흡연율이 43.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포인트 높아졌고 2008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흡연율 증가는 사회심리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담배 권하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음을 보여준다.

흡연율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은 20대였다. 20대 흡연율은 25.6%로 상반기에 비해 무려 3.5%나 상승한 것에 미뤄 20대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는 40, 50대에 비해 훨씬 합리적이고 개인적인 생활 태도를 갖고 있는 점에 미뤄, 공부와 취업 문제에 매달리고도 미래를 낙관적으로 볼 수 없게 하는 사회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IMF 당시 흡연율이 크게 상승했던 현상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여성 흡연율은 지난해 상반기 3.6%에서 하반기 3.9%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사회통념상 흡연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많아 조사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지만 흡연율 증가 사실은 분명한 듯하다. 예전 같으면 신년을 맞아 금연 열풍으로 떠들썩했지만 올해는 다소 시들해진 것도 또 다른 현상이다.

정부가 2011년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흡연율을 낮춰보려 하는 것은 하책(下策)에 불과하다. 2003년 금연법 첫 제정 후 금연 빌딩, 금연 구역 등 각종 조치를 취해 놓고도 관리'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다. 정부가 강력한 금연법을 시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정책을 내놓고, 국민을 즐겁게 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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