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사이 와인은 대중들이 즐길 수 있을 만큼 친숙한 문화가 됐다. 이젠 특별한 날이면 와인잔을 기울이며 기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대구의 와인숍을 이야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레스토랑 비티스(VITIS). 비티스 정우용 사장은 6천2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대구와인클럽(http://cafe.daum.net/dgwineclub)을 태동시킨 장본인이자 대구에 와인을 대중화시킨 사람 중의 한 명이다. 대구와인클럽은 5명의 소믈리에가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치고는 꽤 수준이 높은 동호회로 꼽힌다.
봉산문화거리에 옛 파출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레스토랑으로 꾸민 비티스는 와인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2000년부터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진 정 사장이 오랜 경험으로 와인 수입사와 직거래, 공동구매를 하면서 와인 단가를 낮춰,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일반 와인숍 가격과 10~15%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아,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와인 가격으로는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와인의 종류는 500여종 5천여병을 갖추고 있다.
정 사장이 한국소믈리에협회 대구지회 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와인을 들이는 조건도 깐깐하다. 와인의 90% 이상 직접 테스팅을 거쳐 가격 대비 질 높은 와인을 선택한다. 그래서 정 사장이 권하는 와인은 실패 확률이 낮다. 스스로 '성공률 100%'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높다. 와인 보관과 와인잔도 차이가 난다. 아무리 저렴한 와인이라도 실온에 두는 와인은 없으니 말이다. 손님에게 내는 와인잔도 고가의 잔이다. 똑같은 와인이라도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다.
와인 못지 않게 음식맛도 좋다. '맛있는 와인과 맛있는 요리의 만남'이 비티스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재료는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신선한 재료를 들여와 주방에서 직접 조리한다. 파스타는 아무리 많은 주문이 들어와도 1인분씩 조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스테이크용 소스는 한 달을 졸여 깊은 맛을 낸다.
맞은편 와인숍 까브(CAVE)도 정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2005년 와인 포장마차 개념으로 만든 까브는 와인 동호인들의 사랑방이나 다름없다. 당시로서는 와인 가격이 높은 편이었지만 가격의 거품을 빼고 테이크아웃 개념으로 와인 마실 장소를 열어두어 와인 가격 전체를 내리는 역할을 했다. 간단한 안주와 함께 가볍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비티스 지하에는 와인 아카데미를 위한 약 130㎡(40여평)의 세미나실도 마련돼 있다. 와인 동호회 모임이나 와인 아카데미 등이 열린다.
비티스의 소소한 볼거리도 빠뜨릴 수 없다. 비티스의 와인셀러는 파출소의 무기고를 개조한 것. 그리고 25년 이상 된 오래된 포도나무 여섯 그루가 심겨져 있다. 레스토랑 이름인 비티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에게해의 한 섬에 인류를 위해 심은 최초의 포도나무라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 고목이 풍기는 포도나무의 또 다른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버섯소스와 새우를 곁들인 안심스테이크 3만5천원, 베이컨과 김치를 곁들인 부드러운 토마토 크림소스 스파게티 9천900원,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1만1천원, 마르게리따 피자 1만3천원, 샐러드 6천~1만2천원선. 치즈 모듬안주 1만2천원. 오후 4시에 문을 연다. 053)422-666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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