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 꿈 꾸는 웰빙, 그린에서 답을 찾다

2010년 녹색의 해, 우리 지역도 녹색도시로

하늘에서 본 중앙로
하늘에서 본 중앙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대구 달서구 장기동
대구 달서구 장기동 '초록나라' 아파트의 녹색 지붕.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녹색 웨딩숍, \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녹색 웨딩숍, \'웨딩 원\'

2010년을 '녹색, 경인년의 해'로 감히 단언해 본다. 띠로는 호랑이, 색으로는 녹색의 해. 호돌이·호순이가 뛰놀 수 있는 대자연을 꿈꾸며 그동안 회색화된 산업국가 대한민국에 녹색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대구를 한번 돌아보자. 숨이 턱 막힌다. 공원과 야산만 제외하면 온통 네모난 건물에 잿빛 건물, 아파트들.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팍팍한 세상에 우리 마음의 색깔도 검은색 내지 회색으로 변하는 것 같다. 이에 비해 경북은 포항, 구미 등 공업도시를 제외하면 그나마 녹색과 푸른 색이 떠오른다. 특히 경북은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도 녹색성장으로는 가장 앞서가는 도다.

세계도 선언했고, 우리 정부도 공표했다. '저탄소 녹색성장'.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도 이를 실천하지 못할 뿐이지 이론적으론 지구를 더 푸르게 보존하자는 데 공감한다.

대구도 녹색도시를 꿈꾸지 못할 이유는 없다. 건물주 1명, 단독주택 주인 1명이 모두 주인공이다. 회색 건물에 녹색 페인트를 칠하고, 단독주택 정원에 나무 1그루 심는 것이 바로 도시에 녹색을 더하는 것이다. 꼭 녹색이 아니어도 좋다. 친환경도시를 만드는 노력도 마음의 녹색도시인 것.

도심 한복판에 차가 안 다니고 공해없이 마음 편히 걸어다닐 수 있도록 만든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도 따지자면 녹색이다. 남을 배려하는 시민과 깨끗한 도시 이미지도 역시 녹색. 대구가 그린 그린(Green). 한 기업의 모토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아닌 '우리 지역 그린 그린'을 꿈꿔본다.

◆우리 주변에도 '그린, 그린'

대구에도 드문드문 녹색(초록)을 찾아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녹색은 색 자체가 안정감을 줘 싫어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달서구 장기동에 976세대가 살고있는 초록나라 아파트. 차를 타고 화원IC에서 성서IC로 들어오다 보면 녹색지붕 아파트들이 눈에 쏙 들어온다. 삭막한 달서 아파트단지에서 색으로는 단연 돋보인다. 자연과 닮은 색이라 푸른 하늘과 더 잘 어우러진다.

'아파트가 녹색이라 뭐가 좋나' 묻는다면 고마운 질문이다. 실제 아파트단지 이름이 '초록나라'다 보니 주변 상호도 초록 떡방앗간, 초록마트, 초록문구 등 그린색이 도배를 하고 있다. 10년 전 초록나라를 설계할 때부터 초록색의 상징인 아파트 곳곳의 정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주변 아파트에 비해 이주율도 낮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로 아파트 주민들의 친환경지수도 상당히 높은 편.

초록나라 배병식 입주자대표는 "앞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내려다보면 뿌듯하다"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녹색을 다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희 초록나라 관리사무소장도 "단지 내를 돌아보면 녹색이 많아 기분이 더 상쾌해진다"고 좋아했다.

중구 대봉2동에 위치한 웨딩숍 '웨딩 원'(Wedding One)도 녹색 가게다. 3년 전 인테리어를 할 때부터 녹색을 기본색으로 모델링했다. 건물 전체가 녹색은 아니지만 1층은 확실한 녹색이다. 눈에 확 들어온다. '웨딩 원' 윤영아 원장은 "녹색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손님들에게도 신뢰감을 주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의 녹색수도 '경북'

경북도는 정부의 녹색성장에 발맞춰 '경북의 새로운 도전, 대한민국의 녹색수도'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3대 전략과 10대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큰 방향에서는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을 바탕으로 녹색 신성장 동력창출을 통해 삶의 질 개선 및 녹색 경북의 위상강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경북 북부의 자연이 있는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되어 있어 녹색수도로 불릴 만하다.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도 그린에너지산업을 지정했다. 태양광 부품소재,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조성도 이미 탄력을 받은 상태. 1천리 동해안과 700리 낙동강은 녹색 생태축으로 관광산업의 원천이기도 하다. 실제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관광테마와 대자연이 어울려 관광산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지역이 유교·가야·신라 3대 문화권의 본향이기에 녹색과 역사가 어울어진 관광도 가능하다.

경북도 정책기획관실 김상철 기획담당은 "지역이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 관련 여건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경북이 녹색수도로 자리매김하는데 손색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도민들을 상대로 생활면에서도 녹색의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지자체 중 수원시는 2010년을 '녹색성장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제 2녹색 새마을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으며, 울산시와 시설관리공단도 2010년을 '녹색경영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도 '내 맘의 그린'

차없는 도심을 걷는 기분, '여유롭고 상쾌하다'. 차를 가진 사람은 불편하겠지만 대구 도심을 걷는 시민들은 '사람사는 곳 같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차 매연에 온통 자본주의로 물든 거리 풍경보다 실개천도 있고, 쉴 곳도 있으면 더없이 좋다.

대구·경북은 사실 교통문화지수면에서 부끄럽다. 마음속에 '녹색'이 자리 잡고 있지 못하는 탓이다. 즉 상대에 대한 양보나 배려가 없는 마음 상태인 것. 영천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정희수 국회의원의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 대구시의 7개 특별·광역시 중 최하위, 경북도는 9개 도 가운데 7위로 각각 조사됐다.

세부 영역별로는 대구의 경우 안전띠 착용률, 정지선 준수율 등의 운전행태 6위, 인구와 자동차 숫자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을 보여주는 교통안전 6위, 보행행태 5위, 교통약자 영역에서는 7위에 각각 머물렀다. 부끄러운 수준이다.

정 의원은 "교통문화도 녹색 마음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곧 나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삼림학자 세가미 기요타카는 "현대인은 복잡한 사회정세와 인간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며 "이를 치유하는 것은 각종 녹색이완 요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하면 '녹색지대 사람들'이 떠오르길 기대해본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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