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선남면 용신리 농민들은 7일 칠곡 왜관읍 금남리 낙동강 하천부지 참외밭 비닐하우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4대강 살리기 칠곡지역 공사를 하고 있는 D업체 직원과 협력업체 근로자 20~30명이 예리한 낫으로 비닐하우스를 찢는 등 참외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4동이 모두 찢겨진 것을 본 배성수(40·여·용신1리)씨는 망연자실하며 "이럴 수는 없습니다. 자식처럼 키운 참외가 이제 새순도 나고 꽃이 피는 등 잘 자라 수정을 앞두고 있는데…"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차중환(41·용신리)씨는 "아침에 참외밭에 도착하니 업체 직원들이 낫을 들고 하우스 양쪽에 서서 걸어가면서 비닐을 찢고 있었다"며 "말리지 않았으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피해를 당한 농가는 선남면 용신리에 살면서 칠곡 왜관읍 금남리 하천부지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농민들로, 다섯 농가 22동(1개동 660㎡)의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 피해를 당한 농민들 중에는 "영농손실액 보상이 턱없이 적다"며 이의를 제기한 농민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주민들은 작년 10월 군청에서 있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설명회에서 "한꺼번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아니니 참외수확이 끝나는 내년 5, 6월까지 농사를 짓게 해주겠다"고 했고, 또 작년 10월 칠곡군에서도 "공사가 언제 시작될 지 모르니 경작을 해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한 마당에 "이럴 수는 없다"며 분노했다.
하우스 8동의 피해를 입은 노재환(49·용신리)씨는 "참외농사 특성상 가을부터 내년 농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당국에서 일찍 결정을 해줬어야 됐다"며 "지장물 보상이나 영농손실액 보상이라도 제대로 하고 일찍 끝냈어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D업체 관계자는 "불법 경작물을 철거하라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비닐하우스에 스티커를 붙여 철거를 알렸다"면서 "앞으로도 불법 시설물이나 경작물을 계속해서 철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주·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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