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 제2주보로 모셔진 성(聖) 이윤일 요한을 기리는 '제19회 성 이윤일 요한제 9일 기도'가 11일부터 20일까지 대구 관덕정 순교기념관에서 열린다. 기도 기간 중 매일 오후 3시(16일 토요일은 오후 5시)에 관덕정에서 각 분야별 특강이 열린다. 선교와 교육, 병원사업, 사회복지 등 대구대교구의 다양한 부문에 대한 소개와 향후 목표 등에 대한 특강이 진행된다.
성 이윤일 요한은 한국의 병인 순교자 24위가 1968년 10월 6일 시복될 때 복자가 됐으며, 이후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서울 여의도에서 시성(諡聖)됐다. 가톨릭에서는 특정한 성인을 보호자로 삼아 존경하며 그 성인을 통해 하느님께 청원하고 하느님의 보호를 받는다. 이 성인을 수호성인 또는 주보라고 부른다. 대구대교구의 경우, 제1주보는 성모 마리아이며 제2주보로 이윤일 요한 성인을 모시고 있다.
이윤일 성인은 충청도 홍주(지금의 홍성)에서 그다지 부유하지 않은 중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인이 태어날 당시 시작된 을해박해(1815년)로 경상도 지역에서는 많은 이들이 잡혔고 그 중 일부는 경상감영에서 옥사했다. 성인은 부친 때부터 천주교 신앙을 가졌고, 성인의 아들 시몬은 아버지보다 앞서 1866년 1월 27일 체포돼 공주에서 순교했다. 성인은 고향 홍주를 떠나 상주 갈골에 살다가 부친이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자 문경 호항리(여우목)로 이사를 갔다. 그곳에서 공소 회장으로 활동하며 포교 활동과 함께 신자들을 이끌었다.
1866년 11월 18일 문경 포졸들이 여우목에 들이닥쳤지만 성인은 태연히 그들을 맞았다고 한다. 이 때 30여명이 문경 아문에 갇혔는데, 당시 현감이 공석 중이어서 포졸들은 성인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했고 세간을 다 빼앗아 버렸다. 이후 압송된 상주감영에서는 신자들을 세 편으로 갈라놓았다. 빈곤한 사람과 여자와 어린 아이들처럼 풀어 줄 사람, 신앙을 버리지 않겠다고 말을 해 죽어야 될 사람, 성인처럼 '사학 괴수'라 하여 따로 사형을 받아야 할 사람으로 나누었다. 상주에서 다시 경상감영으로 끌려온 뒤 관덕당 앞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성인은 품속에 있는 엽전 닷냥을 내어주며 "내가 죽는 마당에 이것을 품 속에 넣은 채 죽겠는가? 저승에서는 이런 것이 필요 없다네. 그러니 나를 위해 수고하는 자네들에게 주는 게니 받아주게. 자네들이나 나나 고생하지 않기 위해 한 칼 단번에 내 목을 잘라주게"라고 했다. 성인은 관덕당 형장에서 장날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수로 순교했고, 당시 성인의 나이는 52세였다.
수차례 이장됐던 성인의 유해는 대구로 옮겨왔으며, 1987년 1월 21일 대구대교구청 내 성모당으로 안치했다. 당시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이날 성인을 대구대교구 제2주보로 모실 것을 반포했다. 그러다가 성인의 유해는 1991년 1월 20일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의 주례로 관덕정 순교기념관 성당 제대에 봉안했다. '성 이윤일 요한제'는 이날을 기려 올해로 19회째 치러지고 있다. 요한제는 21일 오후 3시 관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15회 청소년을 위한 윤일축제'는 23일 오후 2시 대구가톨릭대 하양캠퍼스 중강당에서 열린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