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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와 옻으로 표현한 '소담한 자연'…권대임 개인전

권대임 작
권대임 작 'ZEN'

옻과 금박을 이용해 삼베와 모시 천 위에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 권대임의 개인전이 26~30일 KBS대구방송총국 전시실에서 열린다. 작가는 천연의 소재를 활용해 젠(ZEN, 禪) 시리즈를 선보인다.

미술학 박사인 작가는 연구 논문뿐 아니라 작품의 주제까지 '선'(禪)을 화두로 삼은 이유에 대해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자신을 단순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내 안의 나를 세상 밖으로 던져보는 일, 이것이 선을 행하는 과정이었다"며 "순수한 창작 활동을 즐기는 자아를 세상 속으로 던져야 하는 과정에서 화두로 만난 것이 바로 선"이라고 했다.

권대임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먼저 재료부터 언급해야 한다. 화폭의 주 재료로 사용하는 삼베와 모시는 입자도 굵고 피막처리하기도 번거로운 소재다. 아울러 목공예에서 사용하는 옻은 구하기도 쉽지 않고 활용하는 과정도 꽤나 복잡하다. 하지만 작가는 "천연의 옻빛이 주는 고귀, 영원, 안정, 평온함에 매료돼 주 재료로 사용했고 삼베와 모시는 씨실과 날줄이 만나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하며 자연의 편안함과 건강함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무색투명한 옻은 삼베에 스며든 뒤 공기와 만나 검게 변한다. 마치 먹물이 화선지에 스며드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나무와 대나무, 꽃 등 자연의 풍경을 담아낸다. 그런 뒤에 화룡점정을 찍듯 금박으로 마무리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감윤조 미술부장은 "작가는 땅과 하늘, 나무와 꽃이라는 소담하고 담박한 표현의 자연 대상에서 진실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다"며 "권대임의 작품은 이 시대의 새로운 문인화를 만나게 한다"고 평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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