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년 경영 노하우로 쓰러져가는 대학 다시 살리겠다"

새주인 찾은 대구예술대 이희영 재단이사장

5년간의 관선체제로 주인없이 표류하던 대구예술대가 마침내 새 주인을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세기보청기를 세운 기업가 출신의 이희영(61·사진) 재단이사장. 최근 대구예술대 인수절차와 재단 정상화 절차를 마무리하고 새 재단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경영악화로 위기에 처한 이 대학의 부활을 자신했다.

"대구경북에서 유일한 예술대가 경영위기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것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다행히 10여년 전 비슷한 처지에 있던 성주여중·고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도 재단인수에 선뜻 마음을 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신임 이사장은 앞으로 30여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대학운영에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대학이 학사운영, 교수채용 등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온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대학의 전반적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예술대학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이 이사장은 당분간 경영 정상화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본업인 사업을 제쳐두고 대학운영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을 각오란다.

특히 투명한 학사운영으로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봉합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는 "대학이 어려울 때 교수 채용비리 등을 둘러싸고 빚어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며 "그동안 학교경영자가 스스로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 공정하고 엄정한 학사 운영을 통해 학내갈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면학분위기 조성과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와 우수교수진 구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란다. 필요하다면 조직 혁신 차원에서 대대적인 인사 단행 의지도 밝혔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대학 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던 교직원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면 대구예술대를 '10년안에 충분히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여년 전 부도 직전의 성주여중·고를 인수해 최근 도내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변신을 성공시킨 경험을 예로 들었다.

"10여년 성주여중·고를 인수한 그는 처음엔 학교재정이 너무 엉망이라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습니다. 고민 끝에 교직원들의 정신자세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사들의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학생들의 예절교육도 다시 시키고 사재를 털어 급식당과 교실을 첨단시설로 증축하고 교무실 교사들의 책상도 새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그러자 교사들과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긍지를 불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서울의 유수 대학 합격생들이 나왔으며 교기인 하키도 전국대회를 제패할 정도로 명문고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단다.

이 이사장은 이 같은 성공경험을 토대로 대학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선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오페라축제, 컬러풀 축제 등과 연계한 뮤지컬, 오페라, 공연예술기획과 관련된 특성화된 예술전공을 신설, 국내 최고의 예술중심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어 이 대학이 가진 예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진, 재즈댄스, 실용음악, 국안, 서예 등의 분야에 대학원을 신설하고 평생교육원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미국 버클리음대, 일본 오사카 예술대, 중국 요녕대학 등 외국우수대와의 다양한 국제 교류를 활성화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예술대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모든 일의 성패는 구성원들의 열정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학구성원들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대구예술대를 국내 최고의 예술특화대학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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