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대상자인 박철희(77·경북 청도군)씨는 지난해 연말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에 500만원을 들고 나타났다. 2004년 연말 500만원의 성금을 내놓은 뒤 5년마다 지속적으로 성금을 납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박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부상을 입어 몸이 불편하고 아내마저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보호사와 가사도우미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처지다.
박 할아버지는 "작은 힘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보훈대상자로 지정돼 받는 생계수당과 자식들에게 받는 용돈을 떼 1년에 100만원씩 모으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도청 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21일까지 모금된 성금은 85억8천800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억6천500만원) 증가했다. 목표했던 85억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목표액의 1%(8천500만원)가 모금될 때마다 1℃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이 이날 100도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에 따라 공동모금회는 22일 오전 명예회장인 김관용 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2010 나눔캠페인 모금목표 달성식'을 가졌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기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집중 모금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에는 11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뜨겁게 달아오른 나눔의 열기는 개인 소액기부자들의 역할이 컸다.
공동모금회 측은 "경기침체와 지역기업의 경영난 등으로 희망나눔 캠페인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인 소액 기부자들이 목표달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이 때문에 경북이 11년 연속 목표액을 달성하고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모금액을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부 영역별로는 개인이 33억7천만원으로 38%, 기업 25억6천300만원, 종교·사회단체 및 학교 18억6천500만원, 공공기관 5억8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첫돌을 맞은 아이 이름으로 100만원을 기부한 부부, 폐지를 주워 모은 돈 500만원을 기탁한 할머니, 5년전 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500만원을 내놓은 국가유공자 할아버지 등 기부자 사례도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경북공동모금회 최덕수 회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11년 연속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랑의 온도탑을 100도까지 올려준 경북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경북도민의 사랑과 정성이 빛나도록 성금을 적소에, 투명하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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