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규모 2천700억원에서 올해 3천억원대로 진입."
이제 갓 서른두 살. 부산에서 태어나 포항 남부초교-대흥중-대동고를 거쳐 세종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 미국 시라큐스대로 편입해 MBA과정을 마치고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은 2세 사업가의 올해 목표가 정해졌다. 이런 매출목표와 더불어 제약회사도 경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청십자약품 창업주 박노정 회장의 뒤를 이은 아들 박윤규 대표이사는 헌칠한 키(185㎝)에 보조개까지 매력적인 청년이다. 하지만 사업에 관한 한 청년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사업철학을 보고 배워왔으며, 청교도적인 근면·성실에다 사회에 대한 봉사정신까지 몸소 체득한 것. 포항 본사를 비롯해 대구·부산·마산지점의 250여명 식구는 그야말로 한가족이다.
창업주가 회사를 키울 때부터 근무한 임원진은 박 대표이사를 철저하게 보좌한다. 어리다고 얕잡아 보거나 대충 보고하는 법이 없다.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도록 서로 배려하고 있다. 그 때문에 회사는 특별한 마찰 없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초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실적도 좋다. 특히 대구 동구 봉무동에 지어진 대구지점 물류센터는 물류 선진화와 재도약의 기회를 준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물류센터는 대지 6천571㎡(약 2천평)에 연건평 3천146㎡(약 1천평)의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선진물류기법인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도입해 의약품의 입출고 흐름을 전자동화·최적화했다.
DPS는 박스 단위로 자동적으로 고를 수 있으며, 입출고시 재고 유효기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선입선출이 가능하다. 의약품 보관창고 내 자동공조시스템은 창고업무를 보다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의약품 전문유통업체 지오영으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전국 유통망 구축을 추진해 온 지오영과 영남권에서 확실한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청십자약품이 전략적으로 제휴하게 된 것. 지오영은 지난 7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총 4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국내 정상의 의약품 도매업체.
이런 힘을 바탕으로 청십자약품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그리고 강원도 일부 지역까지 영업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거래처만도 3천여 곳에 달한다.
박 대표이사는 "사실 2세 경영인이다 보니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면이 있지만 부친의 철학과 이념에 더해 회사를 시스템화하고 안정시켜 전국 최고의 의약품 유통업체로 키우고 싶다"며 "끊임없이 배우며 더 튼튼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어릴 때부터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오로지 아버지 회사를 어떻게 잘 경영할지 고민해 왔다"며 "술을 마시고 나이트클럽에 가고싶다거나 하는 유혹도 별로 없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의약품 유통업의 마진은 박한 편. 매출규모는 3천억원에 달하지만 몇 퍼센트 되지 않는 이윤율에다 각종 이자, 약속어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떨어지는 순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박 대표이사의 성격은 소탈하고 겸손한 편이다. 국산 제네시스 승용차를 직접 몰고 다니며 언제나 성실하게 업무를 추진한다. 사장이라고 직원들을 막 대하는 법도 없다. 회식 때도 주로 술보다 음료수를 선호한다. 또 일찍 끝내고 각자 가정으로 돌아간다.
반면 그는 영화광이다. 아마도 2세 경영인이 되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이나 평론가 쪽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깊이 빠져 있다. 영화 DVD 정품만 600장에 달하며 틈이 날 때마다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지부장 김계남) 이사를 맡아 3년 동안 매월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이 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그는 "앞으로도 회사이익이 더 많이 날수록 사회봉사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30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결혼할 상대는 약사 출신의 한나라당 원희목 국회의원의 장녀 원소윤씨. 그는 "피앙세가 전통적인 도예도 잘하고 다소곳해 앞으로 내조를 잘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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