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만찮은 열량 소모…스트레스 해소에도'딱'

▲당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1시간 정도 경기를 하면 2~4km를 걷는 효과가 있고 허리근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대구시내 한 당구장에서 초등학생 김가은양이 김석구씨로부터 당구를 배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당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1시간 정도 경기를 하면 2~4km를 걷는 효과가 있고 허리근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대구시내 한 당구장에서 초등학생 김가은양이 김석구씨로부터 당구를 배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직장인 전모(42)씨는 3개월 전부터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별다른 취미를 갖지 못했던 전씨.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로 찾은 게 당구였다.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한번에 한두 시간 치는데 당구를 시작하고부터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했다. 당장 술자리 횟수가 줄었다. 한두 시간 서 있다 보니 하체에 힘도 생긴 듯하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어 묵직하기만 했던 뒷머리가 한결 가벼워졌다.

##주부 이모(37)씨는 볼링을 시작하고부터 활력이 넘친다. 동호인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다른 운동 종목처럼 땀을 흠뻑 흘리지 않지만 운동효과도 만점이다. "운동량이 보기와 달리 상당한가 봐요.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4년 전 볼링을 시작할 때와 몸무게가 똑같아요. 팔과 다리에 근력도 생겨 피부에 탄력도 생겼어요." 레인에 올라서면 잡념도 없어지고, 스트라이크를 칠 땐 우울함도 다 사라진다고 했다.

차가운 날씨, 실내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당구와 볼링이다. 하지만 이 두 종목을 스포츠라고 부르기에는 어딘가 어색하다. 격렬한 동작도 없고 한두 시간을 해도 축구나 달리기처럼 땀이 나거나 수영처럼 숨을 헐떡거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당구와 볼링은 가볍게 할 수 있으면서도 운동효과는 다른 스포츠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당구

테이블만 돈다고 우습게 봤다간 큰코 다친다. 운동량이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당구는 엄연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당구장은 체육시설업종으로 분류된다. 대구당구연맹 이훈도 회장은 "국제규격의 당구대 너비는 가로 3.1m, 세로 1.7m로 둘레를 합치면 10m정도로 한바퀴를 돌면 13m 정도의 거리가 된다"며 "1시간 치면 2~4km 걷는 효과가 있을 만큼 에너지 소모가 만만찮다"고 했다.

스트로크(공을 치기 위해 당구채를 앞뒤로 스윙시키는 준비 운동)를 위해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수백 번 반복해야 하니 허리 근력을 키우는데도 그만이다. 특히 공을 칠 때 취하는 기마자세는 하체근력을 단련시키고 바른 자세를 갖게 한다. 탄탄한 하체와 유연한 허리 없이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없다.

과격한 동작이 없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임 방식이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에 누구든 쉽게 배울 수 있다. 또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틈틈이 쉬어 갈 수 있어서 체력 조절도 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중심으로 섬세한 기술과 작전, 판단력 등이 필요하기에 경기를 할수록 깊은 묘미에 빠져든다.

당구공을 칠 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집중력. 경험과 감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이 놓인 상태에 따라 공략법을 생각하고 힘 조절도 신경 써야 해 두뇌와 손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정신을 집중한 상태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정확성을 기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잡념을 털어버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당구는 정신적 노화를 막고 지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50여년간 당구를 친 김석구(67)씨는 "게임을 할 때는 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코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에 고도의 두뇌활동을 동반한다"며 "당구를 치는 사람치고 치매에 걸렸다는 사람을 못 볼 정도로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볼링

이경희(38'여)씨는 볼링을 배우면서 다른 스포츠보다는 운동이 덜 된다고 생각을 했다. 재미는 있어도 신체단련 효과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4, 5게임만 치면 힘이 빠져 더 이상은 못 칠 정도가 됐다. 볼링을 시작한 지 3년째. 이제는 너끈히 10게임씩 할 수 있어 그동안 체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실감한다.

대구볼링협회 이상원 전무이사는 "볼링 3게임은 500㎉ 정도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산책 80분, 사이클 20분, 골프 18분을 한 것과 같은 운동효과를 낸다"고 했다.

격렬하지는 않지만 전신을 이용하고 칼로리 소모가 많다는 점에서 볼링은 스포츠적인 특성을 지닌 육체적 운동이다. 볼의 무게를 이용한 투구 동작은 손과 발의 협응력과 상'하체의 균형 발달, 순환 기능 개선 등에 도움이 된다. 일련의 동작들은 뇌세포를 자극해 평형 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여성 동호인들은 "다른 스포츠들은 체력을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볼링은 힘보다 섬세한 기술이 더 요구되는 운동이어서 힘이 부족한 어린이나 노인,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이라며 "즐기면서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력도 좋아진다"고 했다.

볼링의 가장 큰 매력은 몸을 이용해 볼을 던져 20m 전방에 놓인 10개의 핀을 때려 넘어뜨렸을 때의 쾌감. 한꺼번에 10개의 핀이 넘어갈 때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민준(52)씨는 "볼링은 가족과 친구 등과 함께 즐길 수 있고 게임 도중에 대화를 나누고 서로 격려도 해 친화력이 높은 운동"이라며 "계절이나 날씨, 시간에 구애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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