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천차만별의 진료비는 병원의 횡포다

13개 암을 포함한 38종 질병의 수술비와 입원일수가 병원마다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같은 질병이라도 병원에 따라 수술비는 최대 2.5배, 입원일수는 3.5배나 차이 났다. 대구는 경북대병원의 위 절제 수술비, 계명대 동산병원의 갑상선 절제 수술비, 영남대병원의 폐 절제 수술비가 전국에서 제일 낮고, 대구 가톨릭대병원은 자궁경부암 적출 수술비가 싼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병원의 폐암 수술 입원일은 9.6일로 32.4일인 충북대 병원의 30% 수준이다.

수술마다 기본 수가가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진료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입원일수다. 또한 진료비가 비싼 병원이 대개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입원일수는 의료진의 판단과 서비스,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같은 종류의 수술에서 입원일수의 차이로 진료비가 2, 3배 차이가 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수도권이 아닌 마산 삼성병원과 강릉 아산병원 등은 위 절제술 진료비와 엉덩이 관절 치환술 비용이 제일 비쌌다.

환자는 병원에 대해 늘 약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구나 값싸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는 있다. 비싸면 가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병원의 횡포일 뿐이다. 중요 질병만이라도 진료비에 대한 개략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또 각 병원의 질병별 진료비에 대한 홍보로 환자가 병원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면 심평원의 이번 조사는 대구의 각 병원으로서는 큰 호재다. 대구의 병원들은 전국 정상급의 의료진이 있음에도 환자 유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료비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보다 나은 서비스로 적극적인 환자 유치 활동을 벌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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