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비상(非常) 전략 세워 대구 비상(飛翔) 하자

숨 가쁘게 달려온 기축년이 저물고 격동의 경인년을 맞은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경기부양책 마련에 적극 대처한 결과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여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2010년 G20 경제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주요국가그룹의 일원으로 급부상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대구경북은 어떤가? 숙원사항인 대구'포항'구미의 국가산업단지 지정,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 큰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지자체단체장과 지역 정치인이 앞장서고 공무원, 각계각층의 지도층, 언론계가 합심해 소처럼 열심히 뛰어 이룬 쾌거였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의 유치는 '대구경북은 되는 게 없다'는 패배의식을 말끔히 씻게 해주었다. 이제 지역민들은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인년은 21세기 밀레니엄의 새로운 10년을 여는 첫 해로서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화두는 단연 경제회복일 것이다. 세계 경제는 올해의 5대 키워드 중 출구전략, 달러약세, 고실업 장기화 등 3가지를 경제문제로 꼽았다. 한국도 3대 국정과제 및 5대 핵심과제에 경제 활력 제고, 친 서민 중도실용정책과 경제회생, 지역발전 등 경제회복문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금년도 한국경제는 유가'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 '신(新) 3고(高)'의 잠재적 위협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 지속적인 경기부양 실행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 4% 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KDI 등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이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의 실상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특히 대구의 경제기상도는 회복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로 현실은 암울하고 안타까운 실정이다.

올해 대구는 지역경제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일은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이미 마련해 놓은 '그릇'에 무엇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것이다. 이들 대형프로젝트 성패의 관건은 국내 대기업의 유치는 물론 외국 유력기업의 투자유치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대기업과 외국기업의 유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용지가격 인하, 세제혜택, 교육과 주거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뭣보다 절실한 것은 국제공항이다. 후보지 선정이 미뤄진 동남권 신공항의 밀양 유치를 성사시켜 '하늘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요구이다.

올해는 정치의 해다. 주요 정치일정으로 볼 때 세종시 문제, 6월 지방선거, 개헌, 행정개편, 선거구 조정 등의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자칫 경제문제가 정치에 가려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세종시 수정안이 1월 14일 발표되면서 세종시 문제는 '국가 장래 VS 신뢰'라는 명분 속에 경제보다는 정치논리에 함몰되고 있는 느낌이다. 각 정파와 지역, 이해 당사자 간에 좌충우돌, 갑론을박하며 국내정치, 사회가 온통 세종시 문제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는 현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과 정치적 이슈로 인해 무척 가열되고 정파, 지역 및 세대 간 갈등이 심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격동기, 사회적 혼돈 및 갈등의 시대에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각 정파, 지역, 사회적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다. 경제문제의 경우 정치적 논리를 뛰어넘어 경제적, 시장논리에 입각해 풀어가야 할 것이다.

올해는 백호(白虎)의 해이다.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옛 사람들의 가르침을 새겨 볼 것을 제안한다. 즉 모든 상황을 잘 주시하되 실제 행동은 소처럼 신중히 하여 싸워서 얻기보다는 우리 지역민의 특성인 '뚝심'으로 성취하자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역의 경제적 패배의식의 상흔을 치유하고 지역 경제발전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 바란다. 지역적, 개인적, 편협한 시각에서 탈피하고 합심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비상(非常)의 전략을 수립해 새롭게 비상(飛翔)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윤성식 대구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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