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일본 소도시 여행(송동근 지음/시공사 펴냄)

일본 작은 마을들의 '숨어있는 매력'

▲기후의 우카이(가마우지를 이용한 은어잡이). 환한 화톳불을 강물 위에 드리우고 은어를 잡는다. 이런 방식의 은어잡이는 1천500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해마다 니가라 강에서는 5월 11일부터 10월15일까지 157일간 은어잡이 축제가 열린다.
▲기후의 우카이(가마우지를 이용한 은어잡이). 환한 화톳불을 강물 위에 드리우고 은어를 잡는다. 이런 방식의 은어잡이는 1천500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해마다 니가라 강에서는 5월 11일부터 10월15일까지 157일간 은어잡이 축제가 열린다.

일본을 소개하는 여행책자는 많다. 그러나 이 책 '일본 소도시 여행'만큼 간결하고도 흥미롭게, 일본의 구석구석을 알려주는 책을 발견한 적은 없다. 지은이 송동근은 도쿄나 오사카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작은 도시, 작은 마을을 여행했다. 2년 동안 발품을 팔아 쓴 책에는 좁은 골목, 스쳐 지나기 쉬운 풍경, 잊었던 역사, 몰랐던 음식, 자주 들어서 아는 줄 알았던, 그러나 몰랐던 문화, 공방의 장인 등 일본의 매력을 담고 있다.

교토와 에도 문화가 묘하게 어울린 다카야마, 우동가게만 900개에 이르는 히로사키, 눈 피해를 막기 위해 경사진 지붕을 얹은 집 113개로 이루어진 산촌 마을 시라카와코 갓쇼즈쿠리, 물 위에 떠 있는 붉은 신사 미야지마 이쓰쿠시마, 일본에서도 벚꽃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오가와라마치, 화톳불을 환히 밝힌 강 위에서 가마우지로 물고기를 잡는 우쇼(가마우지를 잘 다루는 명인)의 고장 기후의 우카이, 바다 곁의 작은 사막 돗토리 사구 등은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바다 곁의 사막(사구)은 바람이 일면 물결무늬 그림이 생겨나고, 닌자의 고장 이가에서는 닌자들이 생활하던 곳과 그들의 기상천외한 술법을 지금도 구경할 수 있다. 일본의 3대 명품 정원인 가나자와의 '겐로쿠엔'은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베스트 셀러 소설 '빙점'의 무대가 됐던 아사히카와에서는 아야코의 문학 세계를 알 수 있는 기념문학관이 있다. 또 여기에는 일본 최북단의 국립공원이 있어 아무르 표범, 북극곰 같은 북방계 동물과 에조불곰, 붉은 여우 등 홋카이도에서만 서식하는 동물을 볼 수 있다.

지은이는 허름한 건물과 낡은 간판들, 좁은 골목의 잡풀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와 역사를 읽어낸다. 일본 기차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도시락 '에키벤', 우리나라 삼국시대와도 연관이 있는 일본 고대의 성 기쿠치성 등 책은 역사와 문화를 싱싱하게 살아있는 그대로 전한다.

각 명소마다 사진을 담았으며, 위치와 역사 문화적 정보, 교통정보 등을 충실히 담았다. 장소마다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문기관이나 안내소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간략하지만 상세하다. 지은이는 파이낸셜 뉴스 기자로 일본정부관광국과 함께 한국기자로는 처음으로 일본 47개 전 지역을 취재했으며, 2년에 걸쳐 숨은 여행지를 발굴 소개한 공로로 '파이낸셜뉴스 특종상'을 받기도 했다. 356쪽, 1만3천원.

조두진기자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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