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라온호 전·후진 연속쇄빙 성공…케이프 벅스 해역서

국내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29일 오전 케이프 벅스(Cape Burks) 인근해역에서 실시한 3차 쇄빙능력시험에서 핵심 테스트로 꼽히는 전진 및 후진 연속쇄빙 시험에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로 합격점을 받았다.

아라온호는 이날 3차 테스트에서 전진시험시 평균시속 3.5노트로 눈 두께 30㎝, 얼음두께 1m10㎝인 다년생 평탄빙(평편한 얼음) 지대를 연속으로 깨면서 500m를 항해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후진 시험에서도 눈 두께 50㎝, 얼음두께 90㎝인 다년생 평탄빙 지대를 평균시속 2.5노트로 300m 항진하는 데 성공했다.

전진시험시 출력은 아라온호의 최대출력인 1만㎾였고, 후진시험시는 7천500㎾였다. 아라온호의 쇄빙 테스트 합격기준은 '1m 얼음 두께의 다년빙을 평균시속 3노트(시속 5.5㎞) 속도로 연속쇄빙하며 항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라온호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아이스 릿지 테스트에 이어 향후 U턴·T턴 테스트 등을 남겨두고 있으나, 무난하게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 릿지 테스트는 두께 5m 이상의 얼음들이 모인 곳을 대상으로 하는 충격쇄빙 시험이다.

아라온호를 건조한 한진중공업의 임태완 특수선설계팀 과장은 "2개월 후에 러시아 얼음분석가들의 최종 평가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 성공을 자신한다"면서 "릿지 테스트와 U턴·T턴 테스트는 속도를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항차 수석연구원인 극지연구소 김동엽 책임연구원은 "27일 2차 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는 데, 오늘 전진시험 시도에서 상당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뒀고 후진시험 때도 기대 이상의 성과을 보였다"며 "아라온호는 앞으로 남·북극을 오가며 쇄빙연구는 물론 보급 기능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앞서 아라온호는 26일과 27일 각각 쇄빙능력시험을 치른 결과 1m 얼음 두께의 다년빙을 깨며 항진하는 데는 모두 성공했으나 첫날은 크랙(금)이 가는 방향이 앞쪽이 아닌 옆쪽이었으며, 둘째날은 쇄빙속도가 1~1.2노트에 불과해 '3노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남극 케이프 벅스에서 부산일보·송현수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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