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도 많이 웃고 즐거워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우리 교인들이 먼저 웃고,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이름부터 범상찮은 한국웃음문화협회 황무지(본명 황신욱·45) 대표. 황 대표는 대구 기독교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웃음 전령사'다. 고향인 경산 하양의 '주사랑교회' 집사인 그는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즐겁게 사는 법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황 대표가 레크리에이션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여년 전. 군 복무 시절 위문 온 교회 목사님을 도와 행사를 진행한 게 계기가 됐다. 대학(계명전문대 85학번) 재학 시절, 요들송에 푹 빠져들었던 그는 기타와 노래 실력이 수준급. 소질을 알아본 한 목사님의 권유로 군 제대 후 서울에서 정식으로 레크리에이션 교육을 받게 됐고, 그 후 한 길을 걷고 있다.
"당시만 해도 레크리에이션 분야가 척박했어요. 황무지 같은 이 분야를 내가 개척해 보자, 이런 심정으로 예명도 '황무지'로 지었죠."
황 대표는 교회를 순회하면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하고 있다. 4대에 걸친 기독교 집안이라는 내력이 그를 교회로 이끌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신도들을 상대해야 하는 교회학교 교사나 교회 노인대학 담당자들이 그의 주 수강생들. 이들을 위해 황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웃음'. 그는 특히 교회에 웃음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의 경건한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웃음을 터부시한 것 같아요. 하지만 성경을 찾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즐거우라고 여러번 말씀하십니다. 453번이나 그런 기록이 있다는군요." 창세기의 '이삭'이 웃음이라는 뜻이고, 바울은 '항상 기뻐하라'고 했고, 구약성서에도 '네 입으로 즐거운 소리를 내라'고 적혀 있다는 것. 그는 이런 식으로 1990년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500여개 교회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웃는 법도 배워야 한다. 황 대표는 잘 웃는 비결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크게 웃어라, 길게 웃어라, 자주 웃어라'고 가르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죠." 교회나 기업체 야유회, 리더십 행사에도 자주 초청되는 그는 남을 웃게 만드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중들을 무조건 웃기려고 하면 안 됩니다. 웃음에도 기승전결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필요한 거지요."
레크리에이션 강좌에서는 다양한 놀이기법을 가르친다. 청중을 처음 만나는 집단으로 가정하고,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기법들이다. 박수를 통해 청중을 5초 만에 집중하게 만드는 '스팟게임', 몸이 유연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고안한 '실버 게임', 스티커 붙이기로 금방 가까워질 수 있는 게임까지.
황 대표는 올해 상반기 통합레크리에이션 지도자 1급 자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1~4일에는 대구 중구 문화교회, 8~11일에는 남구 대현교회, 16~19일에는 수성구 사월교회에서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 실버레크리에이션을 통합한 교육을 한다. 교육 수료자에게는 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이 주어진다.
"올해는 처음으로 부산, 포항 교회에서도 요청이 와서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교인들이 웃음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가까워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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