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茶道는 인내 배우는 것 같네요"

중국 국제차문화회원 20여명 대구 방문

"한국의 차(茶), 배우러 왔습니다."

차의 본고장인 중국의 차 애호가들이 한국 다도(茶道)를 배우기 위해 대구를 방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연호동의 (사)푸른차문화연구원.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20여명의 중국인들이 정갈하게 차려진 다기를 앞에 두고 다도를 배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꿇어앉은 다리가 불편한 듯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지만, 통역자가 전하는 한국인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사)푸른차문화연구원이 3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중국 국제차문화회' 회원들을 위한 한국 다도 교육 프로그램. 23명의 중국인들은 1일까지 대구에 머물면서 3박 4일간 한국의 다도를 배웠다.

오영환(59'여) (사)푸른차문화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차가 일상화돼 있지만, 다도만큼은 한국과 일본에 크게 뒤진다"며 "최근 보이차가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 내에서 차 문화를 되살리자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이들의 방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발효차에 해당하는 보이차가 인기를 끌면서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 소비율이 줄어들 정도로 새로운 차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일고 있다는 것.

중국인 일행 중에는 현지의 '차관'(차와 음식을 파는 가게) 운영자나, 대학의 차문화과 교수 등 차와 관련을 맺고 있는 이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은 직접 구입한 한복을 입고 수업에 참가하는 등 한국문화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절강성 임학원(대학)의 차문화과 포소혜(包小慧'여) 교수는 "한국의 다도는 굉장히 섬세하고, 인내를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고 했고, 종비(鐘斐'여)씨는 "중국에선 송나라, 당나라 때의 차 문화가 현재 거의 없어졌다. 한국에서 배운 다도를 중국에 보급하고 싶다"고 했다.

15년 전부터 다도를 연구해 왔다는 오 원장은 "차를 우려내고 음미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마음 수련"이라며 "차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