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험사 신원확인 허술…사기단에 피해 잇따라

교통사고에 대해 보험사와 병원이 허술하게 대처하면서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경미한 교통사고 경우 보험처리 과정에서 보험사는 사고 관련자, 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의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신속한 합의 처리'를 위해 대부분 전화만으로 사고 경위와 관련자를 확인할 뿐 가해자나 피해자, 차량 탑승 인원, 탑승자 인적사항 등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보험접수 과정에서 이미 환자에 대한 신원확인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판단, 보험회사 사고접수 번호만 제시하면 별다른 신원 확인 절차 없이 진료를 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이와 관련, 2일 허위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챙긴 혐의로 L(2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H(27)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7시 30분쯤 구미시 임수동 인동대교에서 렌터카 2대를 이용, 차량 운행 중 사고가 난 것처럼 속여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모두 4명의 명목으로 보험금 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L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모두 7차례에 걸쳐 3개 보험사로부터 모두 2천2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는 것.

경찰조사 결과 L씨는 이 과정에서 성인PC방을 운영하면서 취득한 개인정보(4천800여명)와 가족, 친구 등 10명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범죄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개인정보 유출 경로와 다른 범죄 연루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험사와 병원의 대처가 미흡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이 같은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경미한 교통사고라도 사고 경위와 관련자 신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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