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중증환자 요양보호사 일을 하다가 응급구조사에 도전했는데 2급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사흘 만에 채용 제의를 받아 너무 좋아요."
충주에 살고 있는 유지숙(44)씨는 응급구조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지 6개월 만에 민간응급 이송단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영진전문대학에 운영하는 응급구조사 2급 교육과정에 참가한 후 지난달 졸업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던 직장을 구할 수 있었던 것. "최근 두돌 된 아이가 땅콩을 먹다 기도가 막힌 상황에서 응급구조로 생명을 살릴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유씨가 대구를 찾은 이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응급구조사 2급 교육과정을 영진전문대학 평생교육원이 개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199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교육기관으로 승인받아 지금까지 1천88명을 교육, 881명이 자격을 취득하는 성과를 내며 국내에 부족한 응급구조인력 양성의 산실이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교육과정 수료식에서 만난 부산 출신의 김동영(30)씨는 "군대에서 중사로 제대했는데 공군 항공구조사로 활동할 계획으로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도 취득했다"며 재입대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에서 소방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안준석(52)씨는 "회사에서 동료가 업무 중 응급 상황에 처했을 때 담당자로서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늦깎이로 자격증에 도전해 합격했다"며 기뻐했다.
현재 이 대학이 운영하는 응급구조사 2급 과정에는 삼성, LG, 현대중공업 등 제조업체 환경안전 담당자를 비롯, 전국에서 몰려온 병원종사자, 대학생,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응급구조사 2급 자격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승인한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수료해야만 취득이 가능하고 수료 후 취업보장은 물론 2급 자격 취득 후 3년간 응급구조나 응급처치 관련 실무에 종사하면 1급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학 측도 이 교육과정을 위해 자동심실제동기, 기도유지장치, 쇼크처치장비 등을 갖춘 데 이어 종합병원 응급의학 전문의, 소방대 구조구급팀장, 간호과 교수 등으로 교수진을 구성, 교육생들이 이론과 실기를 완벽히 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지난해 말 치러진 자격시험에는 응시자의 84%인 119명이 합격하는 등 매년 높은 합격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자격시험에서 전국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김현구(27)씨는 "수업을 듣기 위해 일주일에 3차례씩 성남에서 대구로 오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강의와 우수한 교육환경 덕분에 어려움 없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인명을 살리는 응급구조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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