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호산동 대구테크노파크 벤처공장 2호관에 입주해 있는 호야로봇㈜ (대표이사 강정호)은 국내 최초로 자체 설계에서부터 제조까지 가능한 소방관 보조로봇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2006년 11월 설립한 이 업체는 처음부터 로봇 분야에 손을 뻗었다. 어릴 적부터 로봇에 관심이 많았다는 강정호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로봇시장 분석을 통해 서비스 로봇 시장이 이르다는 판단에 따라 교육용 로봇 연구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업체는 2008년 지식경제부, 로봇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손을 잡고 소방관 보조로봇을 개발, 괄목한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호야로봇이 개발한 소방관 보조로봇은 무게가 1.4㎏에 길이 164㎜·높이 125㎜의 '꼬마로봇'이다. 크기는 작지만 화재 및 재난현장에서는 대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몸체가 가벼워 소방관이 휴대하고 화재현장에 투척하기 편하다는 장점으로 해외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 등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개발된 소방로봇은 모두 대형이다. 현장에서 다친 사람을 실어나르는 로봇, 불을 진압하는 로봇 등 대형 소방로봇이 많지만 시급한 화재현장에서의 활약은 미미했었다. 게다가 실제 불이 붙은 발화지점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은 최초다.
화면전송이 가능한 실내거리가 50m에 이르고, 130~160℃의 고온과 2m 높이에서 떨어져도 작동될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난 점 등 로봇의 성능도 우수하다. 때문에 소방관이 화재현장까지 최대한 접근한 뒤 로봇을 현장에 투척해 리모컨으로 로봇을 컨트롤하면 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
◆탐지용 로봇으로 변신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로봇박람회. 한 일본인이 전시회에 참가한 호야로봇 부스 앞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말을 하고 돌아선 그 사람은 다음날 몇 사람을 더 데리고 호야로봇을 찾았다. 일본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하수관거 공사업체 대표라고 소개한 그는 "호야로봇이 개발한 소방관 보조로봇을 자신들의 공사현장에 쓰고 싶다"고 제안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특성상 하수관 공사를 로봇이 담당하는데 공사 로봇을 감시할 로봇이 필요하다는 것. 지금까지는 공사 로봇 감시를 유선망 TV모니터링 시스템을 사용해왔는데 가격이 비싸다는 흠이 있었다. 그 일본인은 "호야로봇이 개발한 소방보조 로봇은 10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가'여서 공사단가를 낮추는데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이에 호야로봇은 현재의 크기로는 일본의 모든 하수관에 투입할 수 없어 크기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받고 현재 소형화 작업중이다.
강정호 대표는 "이달 말쯤 소형화 공정을 마친 로봇 시제품을 들고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 그동안 몇 차례 만남을 통해 분위기가 좋다"며 "일본에 하수관거 공사업체가 1천개 정도 있는데 이 가운데 10%가량에만 납품 계약을 따낸다해도 엄청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꼬마로봇
호야로봇의 소방보조 로봇의 인기는 하수관 탐지용 분야뿐만이 아니다. 일본 소방로봇연구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엔 미국 NASA에서 설립한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국방분야 업체로부터도 공동연구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 무인비행정찰 로봇 개발을 연구하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지상에서 활동하는 국방로봇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호야로봇의 기술력에 눈길이 끌렸다는 것.
강 대표는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보안전시회와 4월 프랑스산업박람회에 꼬마로봇을 들고 참가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반응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외에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미국, 홍콩, 독일 등에서도 꼬마로봇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견본을 요청하는 등 현재 해외 수출을 위해 전문기업에 위탁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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