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다'
말의 달인, 경상도 방언으로 '잘 시브리는 사람'. 15년간의 방송 리포터 경험을 살려 '시브리제이션'의 세계로 뛰어든 라이프 업 코칭센터 박순임(38) 원장. 대구에서 '시브리제이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창시자다.
박 원장은 대구MBC 방송리포터 15년의 경험을 살려 지난해부터 스피치의 세계, 유쾌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전파하는 스타 강사로 변신했다. 현재는 케이블TV MC, 라이프 업 코칭센터 대표, 한국드림사관학교&글로벌부모교육센터 대구·경북본부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박 원장이 꿈꾸는 대구의 모습은 막힘없이 상대와 소통하는 것이고 먼저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눈을 맞추고 공감하면서, 이후 자신의 의사를 멋지게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도시'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처럼 박순임이 자리잡고 싶은 것이다.
◆불통도시가 아닌 '잘 시브리는 대구'
대구 사람들이 가장 안 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소통'이란다. 대체로 남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며, '됐다', '치아뿌라', '됐구마이' 등 불쑥 한마디로 대화를 정리해버린다. 또 별 생각없이 한 단답형 대답에 타도시의 사람들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이 사람이 나와 말하기 싫어하는구나'고 생각하기 쉽다.
박 원장은 이런 대구에 새로운 시브리제이션의 깃발을 꽂았다. 그는 지난 연말 KT대구마케팅단이 주관한 '시브리제이션 특강'에서 처음으로 시브리제이션을 강의에 접목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KT Olleh 4대 경영 지향점이 '역발상·소통·고객감동·미래경영'인데 그의 강의는 소통과 고객감동 쪽에서 딱 맞아떨어지면서 스스로도 시브리제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KT대구마케팅단에서 시작해 대구 전체에 시브리제이션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시브리제이션을 전국민 캠페인으로 벌여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브리제이션 캠페인본부 홈페이지는 Http://blog.naver.com/she0223.
◆지식보다 지혜 전하고파
'리포터칭'(Reportouching). 박 원장이 만든 합성조어다. Roporting과 Touching이 합쳐진 말로 감성을 터치하는 감동 전하기 기법이다. 그는 방송리포터를 15년 동안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다양한 체험도 많이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지혜의 강의,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지식은 책으로도 충분히 얻을수 있지만 지혜란 경험을 통해서 얻었을 때 더 와닿잖아요."
박 원장은 마이크나 카메라만 오면 울렁증으로 긴장이 돼 스피치를 배우러 온 분들과 그의 강의를 듣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준다.
"제가 연봉이 10억입니다. 통장을 2개 관리하는데 한 통장은 그냥 현금 좀 넣어놓고 쓰고, 나머지 10억 중 9억7천만원은 다른 통장에 적금을 하는데 바로 내 마음속의 보람은행에 적금합니다."
이어 그는 "리포터나 강사의 일은 보람으로 하는거 같아요. 리포터하면서 박봉에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방송에 사연을 보내신 분들, 힘드신 분들도 많은데 저를 통해 방송을 하고 다시 자신감을 얻은 분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 제 마음에 보람적금이 쑥쑥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도 들었다. '어떤 분이 아버지가 투병생활 중인데 방송을 통해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해, 막상 방송을 하고 나왔는데 너무 감격해 눈물을 펑펑 쏟더라구요.' 이런 것이 바로 박 원장이 전하고픈 리포터칭이다.
그는 "진실되게 영혼을 울리면 그게 바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자 가장 호소력있는 스피치"라고 주장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경상도 사투리 '시부리다' 는 친근함 표현한 말
'시부리다'는 '말하다'의 경상도 사투리로 주로 말하는 것을 비하시켜 표현할 때 쓰이지만, 친근한 사이에서 '말하다'를 대신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경상도에서는 막역한 사이에 흔히 쓰이는 말로 친근함이 가장 극대화된 표현법이다. 개그맨 신봉선이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뭐라 쳐시부리쌌노"라고 말해 더 인기를 얻고 있는 유행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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