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오늘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에서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었다.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박 씨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재발 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조건'의 합의 여부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들 3개 사항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으나 북한은 형식적인 유감 표명 이상의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이 같은 경직된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금강산'개성 관광은 재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우리 국민들도 신변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땅으로 관광을 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3대 조건을 집중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목표한 대로 성과가 나올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그동안 관광 재개 논의의 주체를 '남북 간 책임 있는 당국'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북측 수석대표는 민간기구 성격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인사이다. 회담에서 3대 조건이 합의된다 해도 북한이 당국 간 합의가 아니라며 뒤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변 보장을 다룰 합의서 보완을 위해 남측은 부장검사급 법무부 당국자를 포함시켰지만 북측은 법무'사법 관련 기관 당국자가 없는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해 주고 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먼저 제의했다.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금강산'개성 관광이 막힌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다급한 것은 북한이다. 정부는 이 같은 유리한 위치를 활용해 우리 국민에 대한 확실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의 보호라는 책무가 더 우선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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