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정준양 체제 강화…공격경영 가속

이사진 대폭 교체

정준양 포스코 회장 취임 후 1년 만에 기존 경영진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짐으로써 출범 2기를 맞은 정 회장 체제와 조직 장악력이 한층 더 확고해졌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정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 회장과 나이와 입사가 비슷한 윤석만 포스코건설 회장과 이동희 포스코 사장 등 기존 이사들이 일제히 용퇴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창관, 김진일 부사장 등 현장 중심 인력을 경영진에 포진시킴으로써 현장을 중시하는 정 회장의 업무스타일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창관, 김진일 부사장은 포항제철소장을 지내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한용 포스코ICT 사장의 등용이다. 박 사장은 포스코에서 포스데이타 구원투수로 나와 곧바로 포스콘과 포스데이타의 통합을 이뤄내고 포스코 경영진으로 화려하게 진입했다. 출자사 대표가 포스코 등기이사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그만큼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등기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다시 늘린 것도 정 회장의 남은 2년 임기 동안 일관성과 책임경영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해외 사업부문 확대 등 최대 투자를 선언한 정 회장의 공격적 경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인사도 관심사다. 윤석만 포스코건설 회장은 현재 포스코건설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포스코 부사장의 경우 출자사 등에 자리를 만들어 주는 관례에 따라 허남석, 정길수 부사장은 출자사 쪽으로 이동이 점쳐진다. 김진일 부사장(포항제철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포항제철소장으로 등기이사가 된 만큼 보직을 바꿔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포스코는 5일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박한용(59) 포스코 ICT 사장과 오창관(58) 마케팅부문장, 김진일(57) 포항제철소장 등 3명을 신임 등기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윤석만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희 포스코 재무투자부문장(사장), 허남석 생산기술부문장(부사장), 정길수 스테인리스 부문장(부사장) 등 4명의 등기이사가 퇴진하게 된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출신인 제프리 존스 사외이사도 물러난다.

박한용 후보는 동래고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 입사, 홍보실장과 인력자원실 담당 임원을 거쳤다. 오창관 후보는 휘문고와 한양대 자원학과 출신으로 PI(프로세스 이노베이션)실장과 포항제철소장을 지냈으며, 김진일 후보는 용산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혁신전략 담당 상무와 베트남프로젝트추진반 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기존 경영진 가운데는 정준양 회장과 지난해 선임된 최종태 경영지원부문장(사장)만 남게 됐다. 포스코는 또 이날 이사회에서 6명이던 사내 상임이사를 5명으로, 9명이던 사외이사를 8명으로 1명씩 줄여 전체 이사 수를 15명에서 13명으로 조정했다. 포스코는 2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날 이사회 결정사항을 최종 의결한다.

한편 포스코는 주주총회에 이어 다음달 2일 포스코건설 등 16개 비상장 출자사의 주총을 열고, 19일에는 포스코강판 등 4개 상장 출자사의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