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총체적 학습 태도의 중요성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쉬운 수능으로 인한 점수 인플레이션과 수험생의 증가로 인해 많은 혼란을 겪었다. 특히 2009학년도 수능과 2010학년도 모의평가에서 어렵게 출제된 수리영역에 중점을 두고 학습한 수험생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2011학년도 수능도 쉽게 출제될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2011학년도 수능도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쉬운 수능 혹은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수능 난이도를 예측해 봐야 하는 것은 자신의 수능 학습 계획을 총체적으로 세우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능시험의 출제 방향이나 난이도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2010학년도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수능 영향력이 매우 높고, 실제 평가원 모의고사도 어렵게 출제돼 난이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막상 수능시험은 어렵게 출제되지 않았다. 이는 수능 부담감을 줄임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한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꼽힌 수리영역을 중심으로 난이도를 조절함으로써 전체 수능이 매우 쉬웠던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2011학년도에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수험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수리영역의 난이도 역시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워지는 추세를 유지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수리영역의 난이도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서 전체 수능이 쉬울 것으로 속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 수능 난이도가 수리영역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측면이 강하고 상위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는 대단히 정치적인 맥락에서만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학생들은 수능 학습 과정에서 모의고사의 난이도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모의고사 이후에 특정 영역에 편중되는 학습 태도를 지양(止揚)해야 한다. 학생들이 수리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학습에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과목이기도 하지만 수험생 간 표준점수 차이가 가장 커 수리영역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형태가 몇 년간 지속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오던 외국어영역을 소홀히 하는 잘못된 학습 태도가 일반화됐다.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되면 다른 영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능을 '3+1' 형태로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특정 영역보다는 전 영역의 학습 체계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2010학년도에는 외국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외국어에 다소 약점을 지닌 지방 학생들에게 학습 체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2년도부터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수능은 총체적인 학습 과정이 필요한 시험이며 일정한 학습 기간을 요구한다. 수험생들은 가장 먼저 자신의 약점을 찾아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목표 점수를 현실적으로 잡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미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냉정한 태도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갖고는 기대만큼 성적을 올릴 수 없다.

이종서(일신학원 평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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