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 민간도서관 중 하나인 북구 국우동 '더불어 숲'. 이름처럼 작고 조용하던 도서관이 이날 만큼은 30여명의 다문화가정 어머니와 자녀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외국인 엄마와 함께 큰소리로 한국어 인사말을 배우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종이에 펭귄을 그려서 잘랐다가 다시 붙이는 아이도 있었다. 1시간이라는 짧은 수업시간이었지만 수업시간 동안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이날 모임의 주인공은 책사다리 북시터 사업단.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들이 책 속 삶의 지혜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뜻을 모아 결성된 모임이다. 행사에 참가한 김진형 회원은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1, 2년가량 말하기와 한글 깨치기가 느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책놀이를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언어발달과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수업에 참가한 베트남 출신의 원테유(30)씨는 "한국에 온 지 10년 가까이 되지만 혼자서 한국어를 배우기가 너무 어려워 어린 딸과 베트남어로 대화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책을 통해 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뻤다"고 했다.
회원들은 현재 칠곡지역 9가정 11명의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 가정을 매주 한번씩 방문해 7세까지의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책읽기와 독후활동을 같이 하고 책을 빌려주거나 도서관 노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모임은 앞으로도 활동범위를 확대해 다문화가정이 겪고 있는 언어문제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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