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당위원장이 정책위의장에 판정승 했다."
9일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행복위)가 구미 갑·을의 기초의원 정수를 선거구 획정위 안인 '11대9'를 '10대10'으로 되돌리는 수정안을 찬성 6표, 반대 3표로 가결하자 지역 정가에서 나오는 말이다.
전날 의회로 넘어온 선거구 획정위 안은 구미시의원(총 20명)을 갑·을의 인구 편차에 따라 각각 '11대9'로 조정하자는 내용에 담겼다. 하지만 행복위는 갑과 을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종전과 같이 '10대10'으로 되돌렸다.
수정안 가결 이면에 김성조(구미갑)·김태환(구미을) 의원 간 자존심 싸움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정가에 화젯거리를 낳고 있다. 3선인 김성조 의원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으로 최고위원회의의 멤버다. 여당 정책위의장으로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18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수정안대로 하면 3선거구에는 2만3천명이 구미시의원 한명을 뽑고, 6선거구에는 1만3천명이 한명을 뽑게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획정위 안을 '사수'하지 못하면서 김 의원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재선인 김태환 의원은 경북도당위원장으로 지방선거 공천 국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67세'로 '52세'인 김성조 의원보다 연장자다. 지역구 행사장에서는 3선인 김성조 의원보다 원로 대접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수정안 통과를 위해 도의원들에게 도당 사무처 관계자를 앞세워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선거구 획정위 안대로 하면 농촌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4명밖에 안 된다"며 "농촌의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는 부탁을 김성조 의원에게 여러 차례 했었다"고 말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도의원들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도당위원장을 여당의 정책위의장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의회는 10일 본회의를 열고 수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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